[전 세계 Z세대 들불 분노] 3개 대륙 걸쳐 反정부 시위 확산

입력 2025-10-19 18:20:03 수정 2025-10-19 19: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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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마다가스카르 정권 붕괴, 혁혁한 성과 거둬
동남아에서 시작해 남미, 아프리카로 확산
구심점 부재, 향후 계획 등 한계 지적도

정권을 무너뜨린 마다가스카르의 젊은 시위대들이 해적 깃발 아래 반정부 시위를 하는 장면. 연합뉴스
정권을 무너뜨린 마다가스카르의 젊은 시위대들이 해적 깃발 아래 반정부 시위를 하는 장면. 연합뉴스

2025년 전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Z세대'(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세대)들의 들불처럼 번지는 정부에 대한 반저항 시위라도 과언이 아니다. 이 청년들의 분노는 대륙을 넘나들고 있다. 아시아에서 시작돼 남미, 아프리카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의 공통된 이유를 꼽으라면, 특권층의 만연한 부패와 경제 불평등 심화, 일자리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청년 봉기의 물결 속에 한국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이미 윤석열 탄핵 정국 속에 젊은 열혈 보수파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소요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내로남불' 불공정 정권에 대한 분노도 켜켜이 쌓아가고 있다.

◆정권 무너뜨리는 청년들이 '결기'(決起)

"네팔 시위대는 길거리에서 정부 장관과 마주치자 날아차기로 응징, 마다가스가르에선 대통령 쫓아내고, 페루에선 내각 불신임 투표까지 이끌어냈다. 모로코 정부는 개혁을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Z세대 시위들은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가에서 청년 세대가 스스로 자각해 반정부 시위에서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모로코를 비롯해 네팔, 마다가스카르,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 케냐, 파라과이, 페루, 아르헨티나 등에서 Z세대들의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아프리카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대통령을 끌어내리기도 했다. 네팔 정부 역시 Z세대들의 격한 시위로 정권이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페루에서도 유혈사태 발생 등으로 호세 헤리 정권이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내각 불신임 투표로 이어지고 있다.

네팔과 마다가스카르의 정권 붕괴를 본 모로코의 재무장관은 "최근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Z세대 시위가 나라를 위한 '경종'이 됐다"며 "예산 한 푼 한 푼이 최대한 젊은 세대의 기회를 만드는 데 쓰여야 한다"라고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대학 인근에서 Z세대 시위대가 경찰이 해산을 위해 쏜 최루탄 연기 속에서 장기간 단전·단수 상황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대학 인근에서 Z세대 시위대가 경찰이 해산을 위해 쏜 최루탄 연기 속에서 장기간 단전·단수 상황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동남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확산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Z세대' 반정부 시위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마다가스카르 청년들의 시위에 정부 해산을 예고하고 있으며, 모로코에서는 청년 단체들이 정부의 예산 지출을 비판하며 거리로 나섰다. 파라과이와 페루 청년층들은 일자리·연금·치안 문제를 두고 잇따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Z세대가 주도한 단수·단전 사태 항의 시위가 사흘 만에 또 일어났다.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비롯한 각지 도시에선 수천 명의 청년이 검은 옷을 입고 거리를 행진하며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를 물러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위 당시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쳤다.

모로코에서는 'Z세대 212' '모로코 청년의 목소리' 등 청년단체들 중심으로 11개 도시에 대규모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페루에서도 주말마다 수도 리마에서 연금 가입 의무화와 고용 불안정에 반발한 집회가 열리고 있다.

한편, Z세대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 중이지만 지도부와 구심점의 부재와 향후 계획 등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국경을 넘어 확산되는 세대 연대는 단기 폭발력은 크지만, 장기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