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5~7일 늦은 절정 전망… 경북도, 가로수 관리 TF 가동해 경관 준비 만전
"경주 단풍, APEC 정상회의 때 볼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 여파로 인해 오는 31일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등지에 '단풍'이 물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에 맞춰 경주를 찾는 각국 대표단과 관광객에게 경주 단풍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일찌감치 준비를 해 왔다. 도는 '가로수 관리 전문 TF'까지 운영하며 병·해충 방제, 조기 낙엽 방지 등에 집중했다. 또 정상회의 주행사장인 보문관광단지 일대에는 가로수의 생육 상태와 병·충해 피해 여부를 상시 점검하는 한편 나무별로는 '관수주머니'를 설치해 토양 수분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주 단풍의 최절정을 보여주지는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단풍 절정 시기는 평년보다 최대 7일 정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설악산은 단풍 시작일은 평년보다 나흘 늦은 10월 2일로 관측됐다. 단풍은 설악산을 시작으로 남하하는 만큼, 대구·경북권 단풍 절정은 10월 말~11월 초쯤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팔공산은 다음 달 2일, 가야산도 11월 1일 등에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보했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보문단지의 단풍도 같은 시기 붉게 물들 것으로 전망된다. 수종별로는 은행나무는 10월 28일, 참나무류는 10월 31일, 단풍나무는 11월 1일쯤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예보상으로는 정상회의 기간 단풍이 붉게 물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이달 들어 계속되는 '가을 장마' 때문이다. 잦은 비와 높은 습도로 인해, 단풍 색이 제대로 들지 않거나 잎이 빨리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단풍이 물들기 위해선 일교차가 크고, 공기가 건조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23도(℃)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여름인 6월 평균기온(22.9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또한 올해는 예년과 달리 북태평양 고기압이 10월 들어서 세력을 유지하면서 전국 곳곳에 비가 이어졌다. 경주도 이달 내내 비가 반복적으로 내렸으며, 전날(18일)에도 0.6㎜ 수준의 비가 내렸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상회의 기간 경주를 찾는 방문객들이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보문단지를 중심으로 가로수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APEC 회원국 정상, 요인, 대표단 등에게 경주의 '아름다운 가을'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