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5년 선고
수년 전 동해안의 한 숙박시설에서 10대 여성청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형사부(이승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법정에 선 A씨(20)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재판부는 A씨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등에 각 3년간 취업제한 처분도 내렸다.
A 씨는 2022년 3월 29일 새벽시간 강원 속초시 한 숙박시설에서 여러 명과 함께 술을 마셨는데, 당시 14살이던 B양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전부 자리를 비우자 B양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가 당시 술에 취한 채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B 양에게 다가가 하의와 속옷을 강제로 벗기고 성범죄를 저질렀다.
재판에서 A씨 측은 "이 사건 당시 B양과 함께 술을 마시긴 했으나, 피해자의 고소 시점, 고소가 이뤄진 경위 등을 고려하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간음한 사실이 없다"며 "B양과 신체접촉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여러 증거기록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B양이 사건 발생 후 A씨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로 동영상 촬영 여부를 물었고, A씨가 동영상을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을 비롯한 여러 내용이 담긴 증거기록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꾸며내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그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며 경험칙에 반하거나 서로 모순되는 부분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는 사건 후 피고인과 연락하고 놀기도 했으나, 당시 피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게 두려워 없던 일로 생각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사건 1년 뒤쯤 만나던 남자 친구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고 상담소를 안내받아 신고했고, 사건 당시 영상 촬영과 다른 사람이 그 영상을 봤는지 걱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이런 피해자 고소 경위는 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동종범죄 처벌 전력이 없다"면서도 "범행 경위와 방법, 피해자 나이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중하고,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상당한 성적 불쾌감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A씨 측은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항소심은 다음달 26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