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한국인 내세워 홍보영상 올린 캄보디아 내무부…지역민 반응 냉랭

입력 2025-10-16 16: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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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평화롭다" 주장 영상 잇따라 게시
지역사회 "공감 안 돼, 현실 외면" 비판 쏟아져
여행업계 "여론 악화 땐 지역 직항 타격" 우려

캄보디아 내무부가 잇따라 올린 한국인 여성의 영상 캡처.
캄보디아 내무부가 잇따라 올린 한국인 여성의 영상 캡처.

캄보디아 내무부가 한국인 여성을 등장시켜 "캄보디아는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잇따른 범죄 소식으로 불안감이 커진 지역 사회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5일 캄보디아 내무부는 공식 SNS 계정에 한국인 여성 두 명이 출현한 영상을 게시했다. 이들은 한국어로 "캄보디아는 안전하고, 한국인 교민들은 이 땅을 사랑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캄보디아에서 13년째 거주 중이라는 한 여성은 "최근 뉴스에서 캄보디아에 대해 걱정스러운 이야기들이 자주 들리지만, 실제로 제가 살아가는 이곳은 그렇지 않다"며 "캄보디아는 여전히 평화롭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이들이 있는 제2의 고향이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성은 "이 땅을 사랑하며, 캄보디아와 한국의 정서는 많이 닮았다"며 "한국인들이 분쟁과 피해로 인해 힘든 캄보디아 상황을 주시하며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캄보디아인을 돕는 모금활동을 소개했다.

영상을 본 지역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어로 자국 홍보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박모(26)씨는 "캄보디아 관련 범죄 뉴스가 끊이질 않는데,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친구가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가 있어 걱정하고 있는데, 태평한 얘기를 하니 화를 감출 수가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싸늘함이 지역 동남아 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대구 여행업체를 이용하는 이들의 절반가량이 동남아로 여행을 떠난다.

다만 아직은 예정된 여행을 단체로 취소하거나 여행 상품을 바꿔 달라는 요구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공항에서 동남아로 향하는 직항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가을철에는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시기여서다.

이한수 대구시관광협회장은 "겨울철에 라오스 등 동남아로 향하는 직항이 마련되는데, 그때까지 사태가 장기화할까 봐 걱정된다"며 "만약 사태가 장기화하면 몇 없는 동남아 직항편이 사라질 수도 있다. 캄보디아뿐 아니라 동남아 전역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