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남구의회, 이번 달도 부의장 선출 미룬다…최소 넉 달 '공석'

입력 2025-10-16 16:51:24 수정 2025-10-16 20: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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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제명 이후 후임자 뽑지 않아
가처분 최종 기각에도 별다른 움직임 없어

대구 남구의회가 16일 제29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있다. 김지효 기자
대구 남구의회가 16일 제29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있다. 김지효 기자

대구 남구의회가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정재목 전 부의장의 후임 자리를 재차 비워두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남구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이날부터 열리는 제298회 임시회에서 부의장을 선출하지 않는다. 남구의회는 지난 7월 22일 음주운전 방조 의혹이 불거진 정재목 전 부의장을 제명한 이후, 지금까지 후임자를 뽑지 않고 있다. 부의장 선출은 최소한 정례회 시작일인 다음달 25일 이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남구의회가 선출을 주저한 이유로는 정 전 구의원의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꼽힌다. 정 전 구의원은 지난 8월 초부터 제명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취소 소송 등을 이어오고 있다.

남구의회는 이미 두차례 기각된 가처분 신청 뿐 아니라 본안소송 결과까지 확인한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만일 부의장을 새로 선출한 이후 정 전 부의장이 승소해 복귀한다면, 지금의 공백보다 더 혼란스러운 사태가 닥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의회 내부에서는 최소 4개월 이상의 공백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의회 구성 공백이 지나치게 길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의회가 정 전 구의원 제명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도 다시 재적 의원 과반이 정 전 구의원 측 탄원서에 서명한 점 등을 들어 의회에 정 전 구의원의 복귀를 최대한 도우려는 '동정여론'이 팽배하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의회 내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명분 상 불리한 지점에 놓여있어 선거를 원치 않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정 전 구의원이 일으킨 논란으로 치러지는 선거인데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의장단은 물론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의회 요직을 사실상 독점해온 만큼 더불어민주당 측의 '협치' 요구를 더는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남구의회는 각종 절차와 시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론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송민선 남구의장은 "본안소송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만큼, 불필요한 혼란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공감대가 암묵적으로 형성된 것 같다"며 "의장이 남아있기 때문에 부의장이 없더라도 의정 운영 간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