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마을·출렁다리·케이블카 이제 그만" 관광 예산 정면 비판
국민참여 토크 행사에 참석한 방송인 홍석천이 이재명 대통령 앞에서 전국에 투입되는 관광 예산이 천편일률적인 사업에 집중된다며 정면으로 비판하며 이목을 끌었다.
14일 서울 동대문구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 행사에 자영업자 대표로 참석한 홍석천은 지방 관광정책에 대해 "차별성 없는 반복적인 사업"이라고 지적하면서 로컬 크리에이터 중심의 새로운 접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 자영업자·청년 창업가·노동자 등 4명의 패널,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일반 시민 등 약 110명이 함께했다.
홍석천은 "그 전에 하셨던 분들 보면 지방에 예산을 굉장히 많이 내려주셨다"며 "100억, 200억, 300억은 그냥 껌값처럼 던져주시는데 그걸로 하는 게 대부분 벽화마을이었다. 우리나라에 (벽화마을이) 한 200개 넘게 있을 거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출렁다리도 150개 넘게 있을 거고, 거기다 요즘에 트렌드가 케이블카"라며 "케이블카가 전국에 깔리기 시작하는데 특정 업체 몇 군데가 다 도맡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전 지자체가 비슷한 관광상품을 계속 만들어내니까 차별점이 없지 않나, 그 돈을 로컬 크리에이터들에게 20%만 던져줘도 정말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천의 이 같은 발언에 이 대통령은 "어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창 논의한 내용"이라며 "문화산업을 키우는 것이 이번 정부의 핵심 사업이다. 지방의 특색을 살리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화답했다.
현장에서는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홍석천은 부모의 오랜 장사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문제를 짚으며 가장 시급한 문제로 '주차 문제'를 꼽았다. 그는 "많이 개선되고 많이 좋아진 것 같지만, 주차를 1번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통시장이 지리적으로 그 동네에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차지한다. 그 좋은 자리가 밤 5시 6시 이후엔 암흑이다"라며 "그 시장을 야시장 같은 느낌으로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의견을 냈다.
자영업자의 성실한 경영과 책임을 평가해 보상하는 시스템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홍석천은 "잘하는 사람은 잘한다고 칭찬해주고, 빚을 성실하게 갚는 사람에겐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거나 보상해주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자 혜택을 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자영업을 하지 않는 국민들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며 "다만 국민들이 이 부분을 이해해준다면 부채 청산 구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석천은 특유의 유쾌함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키도 했다. 이 대통령 옆자리에 앉게 된 홍석천은 자기소개하면서 "제 자리가 대통령 옆자리인지 모르고 있다가 살짝 긴장했다"고 했다. 그는 "사실 매 정권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야기, 고충을 듣고 싶다'며 절 찾아주시는데 효과가 별로 없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 오랜만에 뵙는데 너무 잘생기셨다"면서도 "다만 제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농담을 던져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홍석천은 지난 2000년,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을 선언한 이후 방송 활동을 이어오다 2002년부터 요식업에 뛰어들며 제2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10개 이상의 음식점을 운영하며 자영업자로서도 입지를 다졌으나, 2019년부터는 건강상의 이유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부분의 매장을 정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