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은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별 방법이다. 입력에 따라 명령을 실행하고, 효과적으로 결과물을 도출(導出)하는 과정이다. 정의를 검색해 보면 '정지, 제한, 유한, 절차, 반복' 등의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조합해 풀어 보면 '정해진 틀'에 다다르는데, 최근 논란 중인 포털과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즉 소셜미디어가 사용자에게 특정 정보를 보여 주는 규칙이나 기준이 알고리즘이다. 그런데 여기서 괴리감(乖離感)이 생긴다. '입력에 따라'는 사용자가 모든 선택권을 쥔 듯 보이는데, '정보를 보여 주는' 부분은 대형 SNS 기업들이 주도권을 가진 듯 느껴진다.
유튜브는 사용자와 성향(性向)이 비슷한 이들이 높게 평가한 콘텐츠, 앞서 본 콘텐츠와 비슷한 유형의 콘텐츠, 시청 시간을 최대한 늘릴 수 있는 콘텐츠를 추천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용자의 선택권 문제가 등장하는 민감한 부분이 바로 여기다.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정보만 계속 보여 줘 특정 정보와 견해에 갇히도록 만드는 것을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고 부른다. 가치관에 부합하는 정보만 찾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확증편향(確證偏向)이 굳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취향과 관점에 따라 특정 분야만 검색한다는 '반향실 효과'(Echo-chamber Effect)와는 다르지만 SNS에 매몰되면 생각과 정보의 심각한 편중에 이른다는 결론은 같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배경으로 극단적 좌우 양극화를 부추기는 SNS 알고리즘이 지목됐다. 공화당 소속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암이라는 표현조차 부족하다. 알고리즘이 얼마나 악독한지 깨닫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고 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 논란 배경도 알고리즘이다. 1억7천만 명이 넘는 미국인 사용자의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된다는 불안감이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 콘텐츠 심사 권한은 틱톡 미국 합작법인이 갖고, 민감 데이터는 미국 기업이 운영하는 클라우드에만 저장되도록 했다. 알고리즘은 대중을 감시·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확증편향 위험을 깨닫고 다양한 경로로 정보와 견해를 검증(檢證)해야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틀을 깨기가 참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