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이익 12조원…'슈퍼사이클' 올라탄 K-반도체

입력 2025-10-14 16:01:15 수정 2025-10-14 19: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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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호황에 실적 반등…SK하이닉스도 10조 돌파 유력

1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에 올라타며 3분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도 12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AI 메모리' 호황이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을 이끈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이달 분기 실적 발표에서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0조원 돌파가 유력시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본격적인 '슈퍼사이클'에 재진입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핵심은 반도체다.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사업부(Divice Solutions)가 3분기 약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분기(4천억원) 대비 15배 이상 이익을 끌어올렸다.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개선이 뚜렷하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은 2분기 2조원대 적자에서 3분기 9천억원 수준으로 손실을 줄였다. 4나노 공정 수율 개선과 자체 AP(엑시노스 2600) 양산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모바일(MX)과 네트워크 부문은 폴더블 신제품 판매 호조로 3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었고, 디스플레이·하만 등도 각각 1조원 안팎의 안정적 수익을 올렸다. 전체적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 사업부 실적이 동반 개선되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삼성의 실적 반등은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직결된다. 오픈AI의 700조원 규모 초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하기로 한 점이 상징적이다. 엔비디아에 이어 AMD, 브로드컴 등 주요 반도체 설계사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한 것도 향후 성장의 동력이 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HBM 고객 다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내년 삼성전자가 메모리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오는 28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도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HBM 매출 증가로 호실적을 낸 만큼 HBM 시장을 50% 이상 점유한 SK하이닉스는 더 수혜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팀장은 "이제 빅테크들은 수백조원 규모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와 이에 따른 다년간의 반도체 투자 계약을 언급하기 시작했다"며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도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내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반도체 공급망 규제가 강화되고, 유럽발 관세 압박이 커지는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복병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맞물려 '불균등 성장'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