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노동자 폐암 잇따르는데…전국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율 41%

입력 2025-10-13 15: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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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편차 커…경북 24%로 밑에서 두번째
급식실 노동자 근속연수도 해마다 감소 추세

학교 급식실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학교 급식실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폐암으로 숨진 학교 급식실 노동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율이 전체의 절반 이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율은 41%였다. 충북과 제주의 개선율은 각각 76%, 81%로 높은 편이었으나 서울은 12%에 그치는 등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지역의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율은 59%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경북의 경우 24%로 절반 수준이었다.

앞서 교육부는 2023년 학교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개선 완료를 목표로 잡은 바 있다.

학교 급식실은 오전 시간에 학생 수백 명의 밥과 국, 반찬을 빠르게 요리해야 하는 환경 탓에 넘어짐, 화상 등 산업재해(산재) 위험이 높다. 특히 고온에서 음식을 볶거나 튀길 때 나오는 발암물질 '조리흄'은 폐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학교 급식실 노동자 중 폐암 확진자는 74명, 산재 사망자는 15명으로 집계됐다. 2025년 8월 기준 산재를 승인받은 학교 급식 종사자는 178명에 달한다.

대구 급식실 노동자 중 폐암 확진자는 최근 3년간 총 6명, 경북도 6명이었다.

열악한 급식실 조리환경은 노동자들의 근속연수를 떨어뜨리고 신규 채용도 어렵게 만들어 남은 노동자의 업무가 더욱 과중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조리실무사의 전국 평균 근속연수는 ▷2023년 8.44년 ▷2024년 8.08년 ▷2025년 7.80년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대구 지역 조리실무사의 올해 근속연수는 8.25년으로 평균보다 높지만 ▷2023년 8.75년 ▷2024년 8.50년 ▷2025년 8.25년으로 해마다 감소세를 보인다. 경북 지역 조리실무사의 근속연수는 ▷2023년 10년 ▷2024년 9년 ▷2025년 10년이다.

강경숙 의원은 "학교 급식실에서 반복되는 폐암과 산재 사망을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방치하지 말고, 교육부·환경부·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가 협력해 정부 차원의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던 24년 차 조리사가 지난 8월 폐암을 진단받고 방사선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지난 7월에는 경기도 평택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했던 급식 노동자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