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사고 여파 계속…잇단 열차 지연에 연휴 마지막날 시민 불편

입력 2025-10-12 16:48:33 수정 2025-10-12 19:10:41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경부선 신암~청도 구간 서행 운행 여파로 잇따라 지연
노년층 발 동동, 젊은층은 '앱 확인'으로 대처
"하루 빨리 정상화 돼야" 사고 후유증 장기화에 시민 불편

지연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이들로 전광판 앞이 붐볐다. 정두나 기자
지연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이들로 전광판 앞이 붐볐다. 정두나 기자

경북 청도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로 인한 열차 지연이 황금 연휴 내내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12일 오후 2시쯤 방문한 동대구역은 연휴를 마무리하고 돌아가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몸집만 한 짐가방을 든 이들은 깜빡이는 전광판 앞에 모여 탑승 정보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이날 동대구역을 오가는 열차 상당수가 지연된 탓에 승객들이 역사 내부에 머무는 경우가 적잖았다. 열차 도착 정보를 알리는 전광판에는 '승차 준비 중'인 열차가 8대라고 표시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절반만 탑승이 가능했다. ITX·KTX·대경선 등 열차 종류를 가리지 않고 최소 3분에서 최대 19분까지 지연이 발생해서다.

전광판에는 '안전을 위해 경부선 신암~청도 구간을 서행하느라 일부 열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가 반복됐다. 역사 안에는 제 시간에 동대구역에 도착하지 못했다는 사과 방송이 흘러나왔다.

가장 늦게 도착한 열차는 이날 부산으로 가는 ITX 마음편이었다. 오후 2시 21분 도착 예정이던 열차는 연이어 지연되다 19분이 늦은 오후 2시 40분에야 플랫폼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열차를 기다리던 이들은 하릴없이 야외 플랫폼에 서 있었다. 연착 알림보다 열차가 빨리 도착할 수 있어, 미리 입장해달라고 안내해서다. 이날 급작스럽게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대부분 차가운 비바람을 맞으며 열차를 기다렸다.

일행과 함께 열차를 기다리던 A씨는 "ITX 마음은 평소에도 자주 연착되는 데다가 도착지인 부산이 멀지 않아 다행이다"면서도 "만약 출장을 가는 길인데, 20분 가량 지연됐다면 큰 타격이 있었을 것이다. 하루 빨리 정상화가 돼야 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전광판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이들은 노년층이 큰 불편을 겪었다. 휴대폰 앱 등을 통해 미리 지연 정보를 알지 못하고 역사를 찾은 이들은 순식간에 바뀌는 전광판 화면을 한참 바라보는가 하면, 소란스러워 잘 들리지 않는 연착 방송에 귀를 기울였다.

동대구역 측은 이날 시민 불편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홈페이지와 코레일톡 앱, 역사 내 전광판을 통해 이용객들에게 실시간 지연 정보를 안내하는 한편 20분 이상 연착될 경우 승차권 가격의 일부를 환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