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답보…총리 오를 수 있을지도 불투명
집권해도 정국 기반 약해 국정 운영 난항
26년간 이어진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 간 연립이 붕괴하면서 일본 정국이 안갯속에 빠졌다. 여야의 물밑 연정 논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자민당 수장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여부도 장담 못하는 상황이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자민당과 공명당은 10일 연립 정권 구성을 둘러싸고 협의를 진행했으나 기업·단체의 헌금(후원금) 규제 강화 부문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정치자금에 관한 기본자세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후원금 문제에 대한 자민당 태도가 미흡해 매우 유감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민당과 연합에 대해 일단 백지화하고 지금까지 관계를 일단락 짓겠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공명당이 연립 정권에서 이탈한다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면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절차가 있어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답을 보류했고, 다음 주에 재협의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사이토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자민당·공명당 연합이 깨졌지만,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자민당은 여전히 제1당이다. 총리 지명선거는 중의원과 참의원이 각각 실시하며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결과를 따른다. 중의원 정당별 분포를 보면 총 465석 중 자민당 196석, 입헌민주당 148석, 일본유신회 35석, 국민민주당 27석, 공명당 24석 등이다.
만일 각 정당이 자당 대표에게 투표한다면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선출된다. 다카이치 총재는 새 연정 구성을 위해 국민민주당이나 유신회에 접근하고 있지만, 이들이 합류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입헌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정권 교체 호기로 보고 야권 결집을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사히신문은 "국회가 매우 복잡한 상황에 빠졌다"며 "실현 가능성은 작지만, 다카이치 총재가 새 총리로 선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다카이치 총재가 집권하더라도 국정 운영은 이시바 총리 때보다 한층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자민·공명 연립정부 때에는 제2야당이나 제3야당 중 한쪽의 협력만 얻어도 추경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표 확보가 가능했지만 공명당이 떨어져 나간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