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 조사를 받았던 양평군청 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족이 경찰의 부검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A씨를 대리했던 박경호 변호사는 1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유족들께서 부검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부탁을 받아 경찰 측에 전화했는데, 전화를 안 받으시더라"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13일 A씨 시신 부검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A씨의 유서를 아직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유서를) 가지고 있다는데 공개를 안 한다고 한다. 유족도 못 봤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또한 특검이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조서 열람을 먼저 신청한 뒤, 그거(조서)를 보고 제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판단해서 진행하겠다"며 "제3자인 검찰이나 경찰에게 맡겨서 (진상 파악을) 진행하도록 하는 게 정상"이라고 했다. 이어 "본인(특검) 스스로가 (강압·회유 등을) 안 했다고 해서 안 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A씨는 2016년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업무를 담당했으며,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해당 의혹은 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가 과거 가족회사 ESI&D를 통해 2011∼2016년 공흥지구 아파트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김건희 특검에 처음 출석했다. 야간까지 이어진 조사를 마치고 다음 날 새벽 1시 15분 귀가했으며, 약 두 시간 뒤인 새벽 3시 20분경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출근하지 않은 A씨를 걱정한 동료들이 집을 찾아가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타살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특검 조사를 받은 사실과 함께 "괴롭다"는 심경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A씨가 남긴 메모 내용을 공개했다. 유서와 별도의 문서인 메모에는 특검의 강압 수사와 회유 의혹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즉각 반박했다. "조사는 강압적인 분위기도 아니었고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며, "A씨가 지난 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조사받기 시작해 이튿날 오전 0시 52분께 조서 열람을 마치고 귀가했으며, 점심·저녁 식사 시간과 3회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줬다"고 밝혔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11일 "보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며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0.1%의 의문점까지 배제하기 위해 부검을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