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2살 아이를 안고 있었다"…시장서 납치 미수 60대 현행범 체포

입력 2025-10-06 07: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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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50분 골목서 벌어진 아찔한 상황…술 취한 60대, 범행 기억 안 난다 진술

채널A 화면 캡쳐.
채널A 화면 캡쳐.

밤늦은 서울의 전통시장 골목에서 두 살배기 여아를 안고 이동하던 6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를 향한 위협적 접근이 벌어진 시간은 저녁 9시 50분경. 상인들이 아직 불을 끄지 않은 시장 골목이었지만, 시민들은 순식간에 그를 뒤쫓았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미성년자 약취유인 미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재래시장에서 혼자 있던 2세 여자아이를 안아 들고 골목을 빠져나가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시장 안쪽 골목에서 아이를 들어올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는 몸을 가누지 못한 채 그의 품에 안겨 있었고, 이를 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가족과 상인들이 놀란 표정으로 A씨를 향해 달려갔고, 이들의 제지로 아이는 더 멀리 끌려가지 않게 됐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인근 상인은 방송 인터뷰에서 "아이 우는 소리가 커지니까 엄마가 소리를 지르며 쫓아갔다"며 "시장 입구 쪽까지 남성이 아이를 안고 가다가 붙잡혔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연행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있었고,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향후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수사 결과에 따라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전국 각지에서 잇따라 발생한 아동 대상 유괴 미수 사건과 맞물려 시민들의 불안을 더하고 있다. 지난 8월 28일 서울 서대문구에선 20대 남성 2명이 초등학생을 차례로 유인하려다 검거됐다. 이후 경기도 광명과 인천, 대구, 제주 등에서도 유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대검찰청은 이러한 사건의 증가에 따라, 전국 검찰청에 "사건 초기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전달한 바 있다.

검찰 통계에 따르면, 미성년자 대상 약취·유인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는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에는 272명, 2023년엔 299명, 올해 1~8월까지는 214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하며 관련 수사도 강화되는 추세다.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추가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경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이는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