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공장 2곳 폐쇄로 지역경제 흔들…벌목·운송까지 도미노 충격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에서 제지공장 두 곳이 연이어 문을 닫으면서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대규모 해고 사태로까지 번지면서 조지아 산업 생태계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지 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 페이퍼(International Paper)가 서배너와 라이스보로에 위치한 제지공장 두 곳의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두 공장은 모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가 들어선 메트로 서배너 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폐쇄된 공장은 90년 넘게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의 삼림 자원을 기반으로 종이 상자 및 포장재 등을 생산해온 제조 거점이었다. 조지아주는 목재 산업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에 달할 만큼 관련 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번 폐쇄는 단순히 기업의 운영 중단을 넘어선 지역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AJC는 이번 폐쇄로 인해 공장 근무자 1,100여명이 즉각 일자리를 잃었으며, 공장과 연계된 산림 및 벌목 산업 종사자 5만 2,000여명을 비롯해 토지 소유주, 산림 관리자, 벌목공, 목재 운송 기사, 차량 정비업 종사자 등으로까지 경제적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공장 폐쇄 지역은 최근 '한국인 집단 구금 사태'가 발생했던 지역과도 겹친다. 지난달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위치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를 체포 및 구금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지역 내 이주노동자 및 한국계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연이은 산업 기반 붕괴로 인한 일자리 상실이 겹치며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인터내셔널 페이퍼 측은 공식 발표를 통해 공장 운영 중단의 배경에 대해 "사업 구조 재편과 비용 절감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대체 고용 창출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지아주 정부와 지역 자치단체는 대체 일자리 마련 및 재취업 지원을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단기간 내 수천 명의 고용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부족한 점에서 실질적 대응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배너 지역은 최근 몇 년간 현대차 메타플랜트 착공 등으로 주목받아 왔으나, 이주노동자 문제와 이번 대규모 제조업체 철수로 인해 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