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한 경상감사 도임행차 시내 한복판에서 재현… 귀성객 시민 이색적인 볼거리 호응
조선시대 지방행정 최고책임자였던 경상감사의 이·취임식을 재현한 '경상감사 교인식 및 도임행차' 행사가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문경 시내에서 위풍당당하게 펼쳐져 귀성객과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날 행사는 오후 3시 문경시청 앞에서 전통 교인식을 시작으로, 문경문화원까지 약 2.2km 구간을 행렬하는 시민 퍼레이드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선시대 복식과 의전을 그대로 재현한 도임행차에는 취타대, 의장대, 대고, 가마, 수행인원 등 정통 의례단을 비롯해 읍면동 풍물단, 학생,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여해 도심을 메웠다.

특히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에게는 전통문화의 진수를 선사하는 이색적인 볼거리로 큰 호응을 얻었다.
차량들이 잠시 멈춰선 도로 위에서 시민들은 일제히 카메라를 들고 역사 속 한 장면을 담느라 분주했다.
경상감사 교인식은 조선시대 8도에 파견된 관찰사가 새로 부임하면서 전임 관찰사와 관인(官印)과 병부 등을 공식적으로 인수인계하는 의식이다.
이 전통은 문헌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 '동경유록' 등 고문헌에 따르면 경상감사의 교인식은 경상도와 충청도 도계 지역인 문경새재 교귀정(交龜亭)에서 진행됐다.

교귀정은 1470년 문경 현감 신승명에 의해 처음 건립됐으며, 1999년 문경시가 복원해 오늘날까지 그 역사적 가치를 전하고 있다. '교귀'란 말 그대로 '관인을 교환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문경시는 이 전통을 계승하고 지역 역사문화 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 매년 연례행사로 경상감사 교인식을 재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도심 내에서 확대 진행하고 있다.
문경시 관계자는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 자산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