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장애인단체, 추석 앞두고 "장애인 시외 이동권 보장하라" 외쳐

입력 2025-10-02 14: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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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는 2일 오전 11시 동대구터미널 앞에서 장애인 시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지효 기자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는 2일 오전 11시 동대구터미널 앞에서 장애인 시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지효 기자

뇌병변 장애인인 노지성(30) 씨는 포항이 고향이다. 10년 전 대구에 정착한 지성 씨는 그동안 한 번도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내려가본 적이 없다. 버스 내에 휠체어를 타고 내릴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성 씨는 명절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려면 인근 역까지 기차를 타고 간 뒤 장애인 콜택시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은 저상버스 보급률이 절반 이상이긴 하지만, 버스 탑승을 위한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한 몫을 한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는 2일 오전 11시 동대구터미널 앞에서 장애인 시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는 휠체어나 스쿠터 등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고향 방문이나 여행 등을 위해 시외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동보장구 탑승이 가능한 저상 시외버스 및 고속버스 도입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에서 2019년부터 휠체어 탑승 및 고정 설비가 설치된 시외·전세버스 운행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신청자가 없어 관련 예산이 불용 처리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또한 지난 2014년부터 광주, 경남 등 전국적으로 시외·고속버스 노선에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를 요구하는 차별 구제 진정·소송이 이어지고 있으며, 2022년 대법원과 2024년 광주지방법원에서는 2040년까지 고속버스 내 리프트 100% 설치 선고를 내렸다고도 했다.

단체는 동대구터미널 앞에서 동대구역까지 행진하며 시외 이동권 보장을 외쳤다.

김정환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장애인의 시외이동권 제한을 버스 사업자만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것이 아니다"며 "이동권과 관련한 대구시 정책이 없고 교통약자에 대한 정책이 우리나라에서 권리로 보장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김운용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정부는 과거 휠체어 탑승 가능한 버스 도입과 시범사업을 약속했으나, 약속은 번번이 파기됐고 책임은 늘 뒤로 미뤄졌다"며 "고향에 가고 싶어 하는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