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의 치열한 AI 각축전

입력 2025-09-30 16:23:19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딥시크와 챗GPT. AFP 연합뉴스
딥시크와 챗GPT. AF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최신 모델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은 최신 모델 '클로드 소네트 4.5(Claude Sonnet 4.5)'를 공개했다. 지난달 선보인 프리미엄 모델 '클로드 오퍼스(Opus) 4.1', 5월 출시된 '클로드 소네트 4'에 이은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번 모델은 코딩·컴퓨터 활용·비즈니스 실무에서 성능이 크게 개선됐으며, 사이버보안·금융·연구 등 전문 영역에서도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성능 벤치마크 'SWE-벤치 베리파이드'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코딩 모델'로 인증받았다.

재러드 카플란 공동창업자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CNBC 인터뷰에서 "단순히 더 똑똑한 AI가 아니라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료 같은 존재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모델 크기는 작아졌지만 성능은 오히려 향상됐으며, 단일 지시만으로 최대 30시간 연속 코딩이 가능해 기존 모델(7시간)을 크게 능가한다는 설명이다. 앤스로픽은 올해 안에 오퍼스 시리즈 신버전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오픈AI 출신 연구자들이 2021년 설립한 앤스로픽은 아마존·구글의 투자를 등에 업고 기업 가치가 1천830억 달러(약 256조 원)에 달하는, 오픈AI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중국 딥시크(DeepSeek)도 같은 날 챗봇형 AI 모델 'V3.2-Exp'를 공개했다. 이는 기존 V3.1의 업그레이드 실험 버전으로, 자사 고유의 '희소(sparse) 어텐션' 메커니즘을 적용해 장문맥(long-context) 학습과 추론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API 비용을 50% 이상 절감하면서도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희소 어텐션은 모든 토큰 간 관계를 계산하는 기존 '풀 어텐션'의 비효율을 보완하는 차세대 기술로, 토큰을 압축·선택해 연산량을 줄인다. 딥시크는 'NSA(Native Sparse Attention)'라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고, 이를 통해 확장된 텍스트 시퀀스 처리에서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딥시크의 모델 공개 시점이 중국 국경절(10월 1일) 연휴 직전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후속 모델 'V4'나 'R2' 공개 가능성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앤스로픽과 딥시크 모두 오픈AI를 정면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이 미국·중국 양축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한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황지펑 연구자는 "딥시크는 점진적 업데이트를 지속할 것이며, V4는 내년에, R2는 내년 음력 설 전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AI 업계에서는 성능 고도화 경쟁과 함께 비용 절감·효율성 개선을 내세운 혁신도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 선점이 아니라, 누가 더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라며 "미국과 중국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각축전은 당분간 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