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1학기 37%→19%로 절반가량 감소
대구 교원노조 "현장 자율성 보장되지 않은 결과"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의 법적 지위가 교육자료로 격하된 가운데 대구 지역 학교의 AI 교과서 2학기 채택률이 전국 평균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AI 교과서 신청학교 수 및 사용비율' 자료에 따르면 전국 학교 2학기 AI 교과서 채택률은 19%(충북·제주 제외)다. 1학기(37%) 대비 절반가량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80.9%로 가장 높았고 ▷경기 40.5% ▷경북 29.1%▷충남 14.6% ▷울산 13.9% ▷강원 13% 순이었다.
대구의 2학기 AI 교과서 채택률은 80.9%(466곳 중 376곳)로, 전국 평균 채택률의 4배를 웃돌았다.

지역 교원 단체들은 대구의 AI 교과서 채택률이 높게 나온 배경에 대해 학교 현장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논평을 내고 "2학기에는 개정된 법률을 근거로 교육부가 학교에서의 '자율적 결정'을 안내했다"며 "그럼에도 현장에서 AI 교과서를 희망하지 않으나 학교장이 채택을 지속적으로 강요한다는 제보를 다수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평균 채택률 20% 미만은 교사들의 설득과 동의를 얻지 못한 실패한 정책임을 증명하는 것인데도 대구교육청만 교육감의 '정책적 판단' 기조에 따라 2학기 채택률이 눈에 띄게 도드라졌다"고 덧붙였다.
대구교사노조도 논평을 통해 "이번 수치는 교육 현장의 판단이 아니라 교육청의 정책적 개입과 압박이 만든 '성적표'에 지나지 않는다"며 "대구시교육청은 AI 교과서가 교과서 지위를 잃은 후에도 교육부 공문을 왜곡하고 불완전한 안내 자료를 제공해 교사들의 자율적 판단을 차단해 왔다"고 비판했다.
앞서 대구교사노조는 대구시교육청이 '학교 자율 선정'이라는 내용을 뺀 공문을 일선 학교에 배포해 교과서 선정을 사실상 압박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어 "교육청이 원하는 성과 지표는 채워졌을지 몰라도 학교 현장에 혼란과 갈등만 깊어졌다"며 "2학기 구독을 원치 않았던 교사들은 학교 관리자와의 관계에서 불필요한 압박을 겪었고, 심지어 구독을 선택한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 간에도 긴장과 갈등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 지역의 1학기 AI 교과서 채택 학교 수는 전체 466곳 중 458곳, 채택률은 98.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