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구명 논의" 전한길·찰리 커크 만났다던 사진...AFP 나서서 "합성"

입력 2025-09-19 14:59:30 수정 2025-09-19 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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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찰리 커크를 합성한 사진. 네이버 밴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찰리 커크를 합성한 사진. 네이버 밴드

미국 보수 성향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가 강연 도중 피살된 후, 그가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와 함께 찍힌 듯한 사진이 국내 소셜미디어에 확산했으나 합성으로 확인됐다.

17일(현지시간) AFP는 팩트체크를 통해 이 이미지가 조작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사진은 미국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 배경 앞에서 커크가 정장을 입은 전 씨의 어깨에 손을 얹은 모습이었다.

게시자는 "찰리 커크가 피살되기 며칠 전 전한길 대표와 만나 윤석열 전 대통령 구명 운동을 논의했다"며 "이렇게 환한 표정으로 환대까지 하셨는데 커크 대표가 좌파의 총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전(한길) 대표가 매우 원통해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커크 대표의 유지를 받아 윤 전 대통령 구원에 나설 것을 기도할 때"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한길쌤이 방탄조끼를 샀다고 한 이유를 알겠다. 커크 대표처럼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많이 걱정된다"는 등의 댓글도 달렸다. 이 사진은 커크가 지난 11일 유타주 한 대학 캠퍼스에서 열린 연설 행사 중 총에 맞아 사망한 후 지난 15일 네이버 밴드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 검증 결과, 원본은 2021년 12월 2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행사 당시 촬영된 사진으로 드러났다. 당시 커크가 무대 위에서 소개한 인물은 전 씨가 아닌 카일 리튼하우스였다. 온라인에 퍼진 합성 사진은 리튼하우스 얼굴 부분에 전 씨의 프로필 이미지를 끼워 넣은 것이었다.

리튼하우스는 2020년 위스콘신주 시위 현장에서 총격을 가해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했으나,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은 뒤 미국 보수 진영에서 상징적 인물이 됐다.

AFP는 합성에 쓰인 전 씨의 사진 출처도 밝혔다. 이 사진은 그가 한국사 강사로 활동할 당시 공무원 시험 학원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던 프로필 사진으로 추정되며 2018년 4월 이후 여러 국내 뉴스 보도에 사용됐다고 AFP는 전챘다.

전 씨는 지난 13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우파 단체 '트루스포럼' 행사에 참석해 커크의 피살을 언급하며 "개인적인 롤모델이었는데 희생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 행사에 오면서도 누가 총을 들고 오는 것 아닌가 (걱정돼) 150만원짜리 방탄복도 구입했다"며 "언제 출국 금지·구속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국으로 온 것"이라고 했다.

전 씨 관련 합성 이미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전 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자유훈장'을 받는 듯한 사진이 SNS를 통해 확산했으나, 역시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