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호 태풍 타파가 지난 9월 6~8일 활동한 후 잠잠하던 동아시아 북서태평양 바다가 다시 태풍밭이 될 전망이다.
17호 태풍 미탁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이는 37호 열대저압부에 대해 한·미·일 기상당국이 16일 낮부터 본격적으로 예상경로 업데이트에 들어갔고, 같은날 뒤이어 18호 태풍 라가사 후보도 등장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는 이날(16일) 괌 북서쪽 해상 북위 15.0도 동경 137.5도에 위치한 90W 열대요란의 열대저기압 발달 가능성을 Low(낮음)로 설정, 본격적인 감시에 돌입했다.
그 서쪽, 즉 필리핀 루손섬 바로 동쪽에는 99W 열대요란이 세력을 키운 37호 열대저압부(TD 23W)가 있다. 바로 17호 태풍 미탁 후보다.
즉, 필리핀 기준으로 동쪽 태평양 바다에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는 저기압 세력이 나란히 위치해 있는 것으로, 37호 열대저압부가 17호 태풍 미탁으로 발달하고, 뒤이어 90W 열대요란도 18호 태풍 라가사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

▶37호 열대저압부 내지는 17호 태풍 미탁은 내일인 17일 낮에 열대저압부에서 태풍으로 발달, 남중국해를 건너 중국 홍콩, 마카오, 광둥성 남쪽 해상으로 북서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경로는 광둥성과 하이난섬 일대로 서진 또는 베트남 중부 호이안과 다낭 일대로 남서진이 예상된다.
즉,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은 일찌감치 매우 낮게 예측되고 있다.
▶그런데 18호 태풍 라가사로 발달할 수 있는 90W 열대요란에 대해서는 일본 오키나와 열도를 넘어 한반도 가까이로 북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90W 열대요란에 대해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앙상블(Ensemble) 모델은 대만 남쪽 해상을 지나 중국 남부 지역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런데 다중앙상블(GEFS) 모델은 대만 동쪽~오키나와 열도 남서단 사이를 지나 중국 상하이 앞바다로 북상할 것으로 본다.
지난 여름에 활동한 태풍들과 비교, 가을에는 태풍의 한반도행 가능성을 높여 바라봐야 한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으로 후퇴하는 데 따라 태풍의 경로인 고기압 서쪽 가장자리가 한반도 인근에 놓여지며 태풍의 행선지가 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앞선 여름에 활동한 태풍 상당수가 한반도에 눌러앉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형성한 '열돔'에 가로막힌 바 있는데, 이런 역할을 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떠나는 타이밍이기도 하다.
향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으로 후퇴하면, 즉 늦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올 경우, 90W 열대요란의 예상경로 역시 한반도 일대를 향해 그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탁(Mitag)은 태풍위원회 14개국 중 미크로네시아연방이 낸 이름이다. 여성 이름이다.
라가사(Ragasa)는 필리핀 몫 태풍 명칭이다. 타갈로그어 다가사(Dagasa)의 변형으로 '빠른 움직임'을 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