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노애락 피고 지는 내면의 정원…갤러리청애, 박한별 초대전

입력 2025-09-15 08: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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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부터 10월 16일까지

박한별, Garden, 73x50cm, gouache on canvas
박한별, Garden, 73x50cm, gouache on canvas
박한별, Garden, 162.2x97cm, gouache on canvas, 2025
박한별, Garden, 162.2x97cm, gouache on canvas, 2025

갤러리 청애(대구 중구 대봉로 271)가 17일부터 전속작가 박한별의 초대 개인전 '피어나는 마음'을 선보인다.

박한별 작가는 꽃들이 풍성하게 피어난 정원의 풍경을 캔버스 위에 그려낸다. 그가 피워낸 정원은 단순히 식물학적 재현이 아닌, 감정이 움트고 사라지며 다시 피어나는 내면의 과정이다.

'튤립(Tulip)' 시리즈에서는 꽃 한 송이가 강조되며, 응시의 대상이자 내면 감정의 초점으로 등장한다. 작은 화면 속에서 튤립이 피어나는 장면은 감정이 농축된 순간을 응축하듯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대형 캔버스에 펼쳐진 '가든(Garden)' 시리즈에서는 수많은 꽃과 잎들이 얽히며, 집단적 기억과 공동의 감정 경험을 은유한다. 이러한 크기와 형식의 대비는 '개인의 정원'에서 '보편의 정원'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특히 '가든(Garden)' 연작 속에는 튤립 등 다양한 꽃이 반복적으로 다뤄진다. 빨강과 분홍, 노랑, 주황, 초록 등이 겹쳐지는 장면은 서로 다른 감정들이 충돌하고 화해하며 공존하는 심리적 풍경을 나타낸다.

또한 작가는 과슈(gouache) 특유의 질감을 통해, 감정의 깊이와 순간의 경험을 동시에 표현한다. 캔버스 위에 안료가 중첩되며 만들어내는 깊이는 단순한 표면적 화려함을 넘어, 감정의 심연이 겹겹이 쌓여 있는 듯한 효과를 낳는다. 꽃잎이 포개지는 방식은 기억이 쌓이고 감정이 축적되는 삶의 과정을 닮아 있다.

갤러리청애 관계자는 "작가에게 정원은 곧 기억의 공간이다. 정원에 심은 식물들이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드러내듯, 인간의 마음속에도 서로 다른 표정의 기억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며 "작가의 작품 속 정원 역시 이러한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담아낸다. 화면에 펼쳐진 꽃들은 단순한 장식적 소재가 아니라, 인간이 겪는 희로애락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른 변화와 과잉된 정보 속, 그의 회화는 쉼의 공간과 회복의 순간을 제안한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산책이자 일상의 또 다른 위안이 되고, 각자의 삶 속에서 작은 정원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10월 16일까지. 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