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원자력 사활…李대통령 "신규 원전 없다" 거꾸로 가는 정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2030년까지 2배 이상 증가 전망
美빅테크 SMR 경쟁…중국에 이어 유럽도 원전 복귀
정부 신규 원전에 부정적 기조에 원자력학회 비판 제기
인공지능(AI)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한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로 신규 원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자 학계에서는 '제2의 탈원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현재(415TWh)보다 2배 이상 늘어난 945TWh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IEA는 AI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은 2030년 전체 전력 수요의 절반 이상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미국의 경우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확대되고 있으며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6월 기준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소형모듈원자로(SMR)을 포함한 차세대 원전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정부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한편 원자로 공급사와 전력사, 건설사로 구성된 '퍼스트 무버' 팀에 최대 8억달러를 지원하며 SMR 상용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AI 열풍에 중국도 원전 발전량을 확대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원전 복귀를 선언하는 국가가 10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신규 원전에 부정적인 기조를 보이면서 AI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원전 2기와 SMR 1기 신규 건설'과 관련해 "현재 정부 계획이기에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원전을 짓는 데 최소 15년이 걸리고 지을 곳도, 지으려다 중단한 한 곳 빼고는 없다"며 재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가 탈원전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원자력학회는 12일 성명을 통해 "원자력 발전을 배제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국가 산업 생태계를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