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제품 개발했지만…시범사업 막혀 판로 '막막'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규제 샌드박스' 적용 건의
현장 찾은 윤경자 청장 "제도 개선 적극 검토" 약속
"혁신제품으로 지정되기 불과 3개월 전 다수공급자계약(MAS)을 맺었다는 이유로 공공 판로가 막혔습니다. 시범구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십시오."
한 혁신기업의 간절한 호소에 정부 기관이 응답했다. 윤경자 대구지방조달청장은 지난 11일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동평기술 연구소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동평기술은 한국전력기술의 연구소 기업으로 2차전지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유망 중소기업이다. 최근 'PoE-UPS 기술이 적용된 IP네트워크 카메라'가 혁신제품으로 지정됐지만, 조달 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는 '혁신제품 시범구매사업' 참여가 막힌 데 있었다. 이 사업은 공공기관이 혁신제품을 먼저 사용해 보고 구매를 결정하게 하는 핵심적인 판로 지원책이다. 하지만 동평기술은 혁신제품으로 지정(2025년 6월)되기 3개월 전 다수공급자계약(MAS)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참여 자격을 얻지 못했다.
동평기술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은 시범사업을 통해 신뢰성이 검증된 제품을 원하는데, 사업 참여가 막혀 계약 성사가 단 한 건도 없는 실정"이라며 "시범구매사업 참여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동평기술 측은 현장을 찾은 윤 청장에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결책을 건의했다. 혁신제품 지정 3~6개월 전 단가계약을 맺었더라도, 판매 실적이 없는 제품에 한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시범구매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윤 청장은 기업의 건의사항을 경청한 뒤 "혁신제품이 공공 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