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의 한 어린이집이 학부모 소통 애플리케이션 '키즈노트'에 올린 급식 사진에서 벌레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다수 발견돼 학부모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된 사진은 지난 10일 한 SNS를 통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평택의 어린이집'이라는 설명과 함께 올라온 게시물에는 학부모용 커뮤니케이션 앱인 키즈노트에 게시된 급식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다수의 유충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한데 엉켜 누룽지에 담겨 있었다. 글쓴이는 "키즈노트에 올라온 벌레 사진"이라며 "키즈노트에 (올라온 음식도) 이모양인데 애들은 안 먹었을까"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이 퍼지자 해당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졌다. 댓글로 "송탄에 살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입장이라 불안하다" "어느 어린이집인지 알려 달라. 곧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예정인데 무섭다"는 반응이 나왔다.
온라인상에서는 사진의 진위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일부 네티즌은 의도적으로 사진을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선생님이 내부 고발할 수 없어서 일부러 보이게 찍고 키즈노트에 올려 학부모님들을 움직이게 한 것 같다"는 추측도 나왔다. 또 다른 이용자는 "제공되는 음식이 어떻든지 키즈노트에 올리는 사진은 최상의 작품"이라며 "그 바쁜 시간에도 세팅을 해서 사진을 찍어 올린다. 제발 보이는 게 다라고 믿지 말라"고 했다.
일각에서 '합성'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글쓴이는 어린이집 측에서 올린 것으로 보이는 입장문 사진도 공유했다. 이 입장문에는 "이번 일은 전적으로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것으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을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조리실에 남아있는 모든 식자재는 즉시 폐기했으며 조리사님은 퇴사하셨다"고도 했다. 개선책으로는 ▷식단 관리 체계 강화 ▷식단업체 변경 ▷학부모 급식 모니터링 실시 등을 제시했다.
논란이 커지자 방역 관련 전문가들도 분석에 나섰다. 한 방역 전문업체는 사진 속 벌레에 대해 "화랑곡나방의 유충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체 관계자는 "흔히 구더기라 부르는 것은 파리의 유충이고, 이번 벌레는 나방의 유충"이라며 "주방의 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조리에 사용된 누룽지가 이미 화랑곡나방에 오염된 상태였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유충이 여러 마리 한데 엉켜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화랑곡나방 애벌레가 고치를 만들 때 쓰는 견사가 끈적인다"며 "견사에 휘감겨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음식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어린이집 급식 비리 점검 현황'에 따르면, 2018년~2013년 6월까지 734건의 급식 비리 신고 현황을 점검한 결과 616건의 비리가 확인됐다. 유형별로는 '불량 식재료 사용'이 329건(53.4%)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실급식'이 121건(19.6%), 개인 위생관리 및 시설 설비 미흡 등의 기타 사유가 166건(27%)으로 나타났다.
시설 유형별로는 민간 어린이집 278건(45.1%), 가정 어린이집 268건(43.5%), 국공립어린이집 45건(7.3%), 법인 어린이집 9건(1.5%) 등의 순이었다.
행정처분 내역은 총 590건으로, 시정명령(488건, 82.7%)이 대다수였다. 이외 행정지도 85건(14.4%), 운영정지 12건(2%), 자격정지 5건(0.9%)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