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1주기 앞두고 단식 예고한 어머니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故 오요안나 전 MBC 기상캐스터가 사망한 지 약 1년이 지난 가운데, 오 전 캐스터의 어머니 장미연씨가 단식을 예고하며 "MBC는 비정규직에 벌레만도 못한 취급을 한다"고 호소했다.
장씨는 4일 호소문을 통해 "딸의 1주기를 앞두고 저는 곡기를 끊으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씨는 호소문에서 "요안나를 죽게 한 선배들과 MBC의 행동이 너무나 끔찍했다"며 "뻔뻔하고 야비한 모습에 절망스러웠다. 방송사가 젊은 여성들을 뽑아서 피 빨아먹고 뼈를 갈아서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요안나는 살고 싶었다. 내가 그만두라고 했는데도 꿈이 있어서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며 "그런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MBC는 요안나가 죽은 후 부고조차 내지 않으며 모른 척 했고, 자체적으로 진행한 진상조사위원회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MBC와 두 번 만나 요구안을 전달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성의도 없고 해결 의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C는 수년을 일했어도 프리랜서라고, 비정규직이라고 벌레만도 못하게 취급한다. 방송·미디어산업의 수많은 청년이 요안나처럼 고통받고 있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장씨는 방송·미디어 프리랜서·비정규직 노동단체 '엔딩크레딧' 등과 함께 MBC에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한 사과 및 사망 책임 인정 ▷재발방지 약속 ▷명예 사원증 수여 등 명예회복과 예우 ▷비정규직 고용구조 및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장씨는 MBC의 변화가 없으면 오는 8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앞에서 단식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MBC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이고 오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기상캐스터인 오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는 어렵다면서, 해당 법의 '직장 내 괴롭힘' 규정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MBC는 이같은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오씨 유족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오 전 캐스터 유족은 "MBC에 면죄부를 준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족은 오 전 캐스터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한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변론기일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