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야산에 마약 파묻고 수십억원 어치 유통"…대구경찰청, 대규모 마약 조직 검거

입력 2025-09-04 11: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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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제공
대구경찰청 제공

다량의 마약을 파묻은 야산을 거점으로 전국 수천여명에게 마약을 유통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경찰청은 해외에서 들여온 마약류를 텔레그램 채널 3곳을 통해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범죄집단조직 등)로 판매총책 A씨 등 6명과 국내 유통책, 운반책 등 17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운반책이나 마약류 구매대금 결제대행업자, 마약류 구매자 등 40명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조직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베트남 등 해외에서 국제택배를 통해 필로폰과 케타민, 합성 대마 등 마약류 70여kg을 들여와 텔레그램 채널 3곳에서 유통해 60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이들 주거지 등에서 44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등 마약류 26.6kg(508억원 어치)과 현금 20억원, 10억원 상당의 명품시계 11점 등을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에 검거된 운반책이 마약을 초인종 뒤 공간, 노후 계량기 등 주거지와 인접한 곳에 숨겨둔 모습. 대구경찰청 제공
경찰에 검거된 운반책이 마약을 초인종 뒤 공간, 노후 계량기 등 주거지와 인접한 곳에 숨겨둔 모습. 대구경찰청 제공

A씨 조직은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조직은 텔레그램을 통해 구매자 연락을 받고 운반책에 판매 좌표를 전달했다. 운반책은 마약을 초인종 뒤 공간, 노후 계량기 등 주거지와 인접한 곳에 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에 마약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A씨 조직은 야산 세 곳을 거점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야산 특정 지점을 인근 나무와 바위 모양으로 기억한 뒤 땅을 파고 대량의 마약을 묻은 뒤 개별 거래가 발생하면 이곳에서 마약을 찾아가는 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조직은 사실상 기업 형태로 운영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경찰 조사 결과 총책이 텔레그램을 통해 텔레그램 홍보업자에 매달 수십만원의 홍보비를 지급하고 운반책 모집 시 가족관계증명서 등 신원을 확인하고 면접까지 봤다. 이후 운반책은 2교대 연중 무휴로 활동하면서 판매 좌표와 복장 교육을 받는 등 비교적 체계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구매자 리스트를 별도로 관리하면서 단골 구매자에게는 새로운 마약의 샘플을 보내주는 등 구매자 관리도 적극적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미등록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개설했다. 운반책이 현금으로 받은 마약 판매 수익을 가상자산 거래업자에 전달하면 이들이 미등록 거래소를 통해 수익을 가상자산으로 환전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운반책 등 인건비(판매 한 건당 1만~3만원)도 가상자산으로 지급됐다.

보안을 위해 철저한 비대면 원칙으로 조직이 운영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총책들은 1년간 조직을 운영하면서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구매자나 밀수책, 운반책 들과 오로지 텔레그램을 통해서만 연락을 주고받았다. 실제로 검거된 A씨는 경찰에 "키보드만 두드리면서 영업했을 뿐 마약은 보지도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는 지난 1월 마약범죄수사계 직원이 거래를 위장해 현장을 급습하는 식으로 물꼬를 텄다. 경찰은 같은 달 운반책과 그 상선에 해당하는 베트남 국적 유통책 등 2명을 검거했고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하는 등 9개월 수사 끝에 최상선인 '총책' 6명까지 붙잡는 데 성공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검거한 마약 유통 조직은 구체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전국에 다량의 마약을 유통하는 등 전국적으로도 규모가 큰 편이다. 특히 운반책 뿐 아니라 최상선의 총책 일당까지 검거하고 이들이 가진 마약류도 모두 수거해 조직이 사실상 와해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아직 신원파악이 되지 않은 구매자들과 추가 텔레그램 채널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