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부터 11월 29일까지 1, 2전시실
김정명·서용선·안창홍·권정호·유휴열·황현수
1980년대 등장한 신형상미술의 예술사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시 '신형상미술, 삶의 언어가 되다'가 권정호미술관(대구 동구 동부로 67)에서 2일 개막했다.
신형상미술은 1970년대 이후 한국 화단에 유행처럼 번진 미니멀한 단색조 회화가 제거했던 형상과 색채를 회복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중앙일보사 '계간미술'이 주관한 '전국 평론가 선정 한국 미술 신세대 16인전'에 초대되며 주목 받았던 서용선, 황현수, 권정호, 김정명 작가를 비롯해 유휴열, 안창홍 작가 등 총 6명의 작가가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신형상 미술이 한국 미술사조의 흐름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는지를 보여주며, 작가들이 동시대 포스트 모더니즘의 물결 속에서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모색하고자 걸어온 여정을 확인할 수 있다.
김정명 작가는 회화와 조각을 넘나들며 인간의 자의식을 재해석하는 다양한 실험을 펼쳐왔다. 고전 명화의 패러디부터 '캘린더', 손가락', '공룡', '말풍선', '큰머리' 시리즈 등을 선보여왔으며 국내외 400여 회의 그룹전과 20여 회의 초대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명화를 입체적으로 콜라주한 '그대들에게 경의를' 시리즈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미술가로서 길잡이가 돼주고 예술할 수 있도록 힘을 준 인물들을 다시 살펴보자는 생각으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조각을 전공했기에 평면 이미지를 입체화하는 등 공간감을 살리려 했다"고 말했다.



서용선 작가는 역사를 현재화하거나 도시와 거리의 사람들을 그려낸 작품들을 전시하며, 안창홍 작가는 인간의 소외와 고독, 역사와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자유롭고 우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소개한다.
유휴열 작가는 알루미늄판을 주재료로 전통적인 색감과 문양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황현수 작가는 좌절을 딛고 일어서려는 인간의 의지와 정신을 표현한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권정호 작가는 1980년대부터 강한 자의식과 함께 인간 실존, 현대문명에 대한 사유를 풀어낸 '어느날밤', '해골' 등의 작품을 전시한다.
권정호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신형상미술이 작가의 깨어있는 인식, 자신이 몸담은 시대적 정황을 형상으로 표현하려는 의지에서 출발했음을 소개하고, 198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기가 됐음을 조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9일까지. 일요일 휴관. 053-243-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