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판치는 중고거래 플랫폼…대구 피해 6천건 넘길 듯

입력 2025-09-02 17:17:11 수정 2025-09-02 20:57:50

올해 7월까지 4천62건…매년 증가 추세

올해 대구에서 발생한 중고거래 사기 피해가 처음으로 6천건을 넘길 전망이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 시장 거래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비대면의 맹점을 노린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발생한 중고거래 사기 건수는 4천62건으로 현재 추세대로면 6천건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대구의 경우 작년에도 사기 건수가 4천659건으로 전년 동기(4천329건) 대비 7.62% 늘어난 상황에서 올해 피해 사례가 대폭 늘었다.

중고거래 피해 규모는 전국적으로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경찰청에 접수된 중고거래 사기 피해 신고 건수는 2023년 7만8천320건, 2024년 10만539건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대구에 사는 30대 한 여성은 지난 4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신혼집 가전제품 구매를 시도하다 1천만원 규모의 사기를 당했다. 판매자가 파혼하게 됐다며 절반 가까운 금액에 올린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매하기로 한 이 씨는 스스로를 제품 이전 설치 담당 기사로 소개한 사람과 통화까지 한 뒤 입금했지만 이후 판매자와 연락이 끊겼다.

과거 소형 전자제품이나 의류 등을 주로 다루던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 최근 자동차나 부동산 등 고액 상품까지 다루기 시작하면서 피해액도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서울에서는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를 사칭하고 빌라와 오피스텔을 허위 반전세 매물로 내놔 51명에게서 계약금 3억5천만원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은 온라인 중고 시장이 커지면서 비대면 허점을 노린 범죄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거래 비중이 높아지다보니 직거래에 비해 사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적으로 구매 페이지를 만드는 방식의 범행도 있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일반 중고거래 사기 비중이 가장 크다"며 "사기 건수가 늘고 있는 만큼 경찰에서도 단건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유형을 분석해 병합해서 집중수사하고 있다. 중고거래 앱 이용자들은 안전거래를 이용하는 식으로 사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