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등교육 방법 없어"…대구 장애계, '장애인평생교육법' 상임위 심사 통과에 기대감

입력 2025-09-01 17:08:39

장애계의 염원이었던 장애인평생교육법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은 가운데 대구에서 성인 장애인을 위한 고등 교육시설 확충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질라라비장애인야학 학생들이 지난 5월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고등과정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장애계의 염원이었던 장애인평생교육법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은 가운데 대구에서 성인 장애인을 위한 고등 교육시설 확충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질라라비장애인야학 학생들이 지난 5월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고등과정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장애계의 염원이었던 장애인평생교육법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은 가운데 대구에서 성인 장애인을 위한 고등 교육시설 확충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애인평생교육법은 성인 장애인 학습권 보장을 위해 예산 지원 근거를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장애인 교육 소외를 해소하고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권리로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2021년 4월 발의됐다.

지난달 29일 열린 대구 유일의 장애인 야간학교인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졸업식에서는 아쉬운 분위기가 감지됐다. 장애인 특수교육의 경우 고등과정이 없어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된 졸업생이 있었던 탓이다.

이날 졸업장을 받은 학생은 초등과정 학습자 7명과 중등과정 4명. 이중 평균 연령 52세의 중학과정 졸업생들은 씁쓸하게 졸업장을 건네받았다.

졸업생들은 장애인평생교육법의 국회 통과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석칠(69) 중학과정 졸업생 대표는 "생계를 잇느라 학교에 다니지 못한 설움을 야학을 통해 지웠다"며 "고등학교 과정이 없어 이대로 졸업하지만, 앞으로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는 방법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애인 교육소외는 심각한 상황이다.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의 51.6%가 중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다.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나 방송통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방법도 있지만, 평생 교육을 받는 성인 장애인 비율이 전체의 2.4%에 그칠 정도로 이용률이 저조하다.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거나 특수교육 과정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어서다.

대구에도 별다른 장애인 고등 교육시설이 없는 상태다.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나 방송통신 고등학교를 가는 방법이 있지만,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거나 특수교육 과정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질라라비 질라라비장애인야학 학생들은 올해 3월에 대책을 촉구하며 삭발 투쟁을 하고, 지난해 5월에는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효과가 없었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법 최종안과 시행령 내용을 지켜본 뒤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1년 6개월의 유예기간 내에 법에서 규정한 장애인 평생교육 여건을 갖추겠다"며 "만약 고등과정을 신설하게 된다면, 기관끼리 적극 협의해 교육과정 개발에 애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