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가운 많아 보이지만 아직 실감은 못해"
필수의료 인원 태부족…"지역 대상 추가모집 필요" 목소리 나와
의정갈등으로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1일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환자와 의료진들이 바삐 오고가는 모습이었다. 병원을 찾은 환자 김모(50) 씨는 "오늘부터 전공의들이 근무하는 지 기자가 말 안해줬으면 몰랐을 것"이라며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전공의들이 돌아오고 있다 하니 병원에서 진료 받기가 좀 더 수월해지지 않겠는가"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전공의들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첫 날인 이날,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겉으로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 없어 보였지만 의료진이 좀 더 늘어나 보여서인지 환자들이 예전과 같은 병원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약간이나마 갖게 됐다는 반응이었다.
같은 날 대구가톨릭대병원과 계명대동산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을 찾은 한 환자는 "대기하는 중에 보니 의사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늘어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전공의들이 돌아오고 있다 하니 점점 나아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각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이 돌아온 것은 환영하고 있지만 끝내 필수의료과에는 전공의들의 지원률이 낮아 의정갈등 이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크다.
각 진료과별 지원 인원을 공개한 칠곡경북대병원의 사례를 살펴보면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에만 지원자가 있었다. 그나마 지원자를 채운 진료과는 각각 1명씩 선발하는 신경과 3, 4년차, 신경외과 2년차, 영상의학과 2년차, 응급의학과 3년차였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에는 레지던트 1년차와 상급년차 모두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3명을 뽑는 영상의학과 1년차는 지원자를 모두 채웠다.
대구 시내 한 수련병원장은 "내과는 정원의 30%밖에 채우지 못한 반면 정신건강의학과는 경쟁률이 7대 1까지 올라갔다는 중간 보고를 받았다"며 "게다가 인턴 정원도 어느 병원 할 것 없이 절반 안팎밖에 채우지 못해 내년도 레지던트 선발은 물론이거니와 수련 과정에서 업무 적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지역 의료계는 칠곡경북대병원의 사례가 모든 수련병원에 대동소이하게 나타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필수의료과'로 불리는 각 수련병원의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며 체념했다.
대구 시내 한 수련병원 외과 교수는 "대부분 외과들이 의정갈등 시작 전이나 시작하고 나서나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던 이유가 예전부터 전공의들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시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 필수의료과만을 대상으로 전공의 추가 모집을 한 번 더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한 수련병원장은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 한 사직전공의들이 있을 것이고 이대로라면 지역 필수의료의 위기는 더 심화될 것이기에 병원 차원에서도 전공의들의 기회 부여 차원에서도 추가 모집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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