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페이 역대급 '13% 할인' 혜택에 들썩…예산은 재난기금서 충당

입력 2025-09-01 16:07:38

할인율 7%→13% 상향, 2차 발행 3180억원 규모
소비쿠폰과 시너지 기대 속 시 재정 부담 가중

대구 약령시 상가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약령시 상가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매일신문DB

대구에 사는 30대 A씨 부부는 1일 0시 15분이 되자 각자 50만원씩 '대구로페이'를 충전했다. A씨는 "평소에는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혜택이 너무 좋아서 서둘렀다"며 "예년처럼 조기에 소진될 것이 걱정됐다"고 말했다.

할인율이 기존 7%에서 13% 높아진 대구로페이가 1일부터 발행되자 충전을 서두르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지역사랑상품권인 대구로페이 할인율이 기존 7%에서 13%로 대폭 상향됐다. 개인별 월 구매 한도는 1차와 같은 50만원이며 iM뱅크 영업점 또는 모바일 앱 'iM샵'에서 신청할 수 있다.

2차 발행 규모는 3천180억원으로 정해진 기간 없이 해당 금액이 소진될 때까지 할인 판매를 이어간다. 시는 9월 한 달 동안 대구로페이 보유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8월에 이미 7% 할인율로 50만원을 충전한 시민도 추가로 13%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구시는 역대급 할인 혜택으로 높은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판매한 1차 발행분은 7% 할인율에도 25일 만에 753억원이 판매됐다. 시는 이번 2차 발행에서 할인율이 대폭 상향된 만큼 시민 참여가 더욱 늘어나고, 지역 소상공인 매출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과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2차 소비쿠폰은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신청을 받으며 전 국민의 90%가 1인당 10만원을 지급받는다. 다만 상위 10%에 대한 기준은 논의 중이며 조만간 행정안전부가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문제는 대구시 재정이다. 대구시는 2차 소비쿠폰과 대구로페이 발행에 필요한 예산을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 재난 관련 기금을 끌어 쓰기로 했다. 대구시는 이번 2차 소비쿠폰 관련 예산으로 총 2천323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으며, 이 중 국비 1천978억원과 시비 345억원이 포함됐다. 추가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필요한 매칭비 59억원까지 더해 총 404억원을 재난안전기금과 재해구호기금에서 차입해 활용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재난안전기금 1천200억원, 재해구호기금 900억원 등 총 2천100억원 규모의 기금이 조성돼 있다. 이번 2차 소비쿠폰과 대구로페이 발행 재원은 이 기금에서 404억원을 차입해 충당할 예정"이라며 "이는 지방채 발행과 달리 기금 여유 재원을 빌려 쓰는 방식으로 향후 재원이 마련되는 대로 이자를 지급하며 점진적으로 상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