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망대] 삼성 라이온즈가 일으킨 돌풍, 3위 자리도 삼킬까

입력 2025-09-01 14:01:09

삼성, 지난 주말 3연승으로 5위 차지
3위 SSG에 승차 없어, 승률만 뒤져
불펜 안정, 선발과 타선도 기세 좋아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8월 3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을 승리로 이끈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8월 3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을 승리로 이끈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늦더위 못지않다. KBO 프로야구 순위 싸움이 여전히 뜨겁다. 삼성 라이온즈가 무더위 속에 힘을 내면서 고착되는 듯했던 판도가 안갯속에 빠졌다. 삼성은 이번 주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승수 쌓기에 나선다.

이달부터 KBO리그는 잔여 일정을 소화한다. 남은 경기에다 비 등으로 취소된 경기를 더해 일정을 재편성한 탓. 경기 날짜가 들쭉날쭉하다. 팀마다 한 주에 치러야 할 경기 수도 다르다. 이럴 때일수록 힘을 잘 안배해 경기를 치를 필요가 있다.

프로야구 순위표. KBO 제공
프로야구 순위표. KBO 제공

1, 2위는 정해진 분위기다. 1위 LG 트윈스와 2위 한화 이글스의 승차는 5.5경기. 한화는 3위 SSG 랜더스에 8경기 차로 앞서있다. 각 구단이 2일부터 치러야 할 경기는 20경기 안팎.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할 때 5.5경기, 8경기 차이는 뒤집기 어렵다.

'가을 야구'로도 불리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은 5위. 4, 5위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 뒤 3위 팀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여기서 이긴 팀은 2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한국시리즈에선 직행한 1위 팀이 기다린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재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재윤. 삼성 제공

문제는 3위부터다. 유례 없이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5강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팀은 6곳. 이들이 가을 야구 진출권 3장을 두고 경쟁한다. 3위 SSG와 8위 KIA 타이거즈는 3.5경기 차다. 삼성이 전장 한가운데 뛰어들면서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삼성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8월 하순부터 힘을 내면서 중위권 싸움의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지난 주말엔 한화를 상대로 3연승을 거뒀다. 한때 8위로 추락했던 순위도 5위로 끌어올렸다. 이젠 마지노선을 넘어 3위 자리까지 넘볼 태세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태훈.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태훈. 삼성 제공

3위 SSG와 4위 롯데 자이언츠, 5위 삼성은 2위 한화와의 승차가 같다. 승률에서 차이가 나 자리를 나눠 앉았을 뿐이다. SSG의 승률은 0.5126, 롯데는 0.5123, 삼성은 0.5122. '소수점 4번째 자리'까지 따져야 순위를 가를 수 있다. 매 경기 후 순위가 바뀔 판이다.

불펜은 삼성의 고질적인 약점. 불펜이 안정을 찾은 게 상승세의 밑거름이 됐다. 마무리 김재윤의 구위가 좋아진 게 가장 반가운 부분. 왼손 불펜 이승민이 필승조에 버금가는 호투를 이어가는 것도 활력소다. 불펜 필승조인 베테랑 김태훈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민.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민. 삼성 제공

구자욱은 타선의 중심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95 2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르윈 디아즈도 8월 홈런 10개로 맹타를 휘둘렀다. 선발투수진의 '쌍두마차'는 아리엘 후라도와 원태인. 이들은 8월 4승씩 거두며 삼성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불규칙한 일정에선 '맞춤형 전략'이 더 중요해진다. 경기 사이에 휴식일이 있다면 투수진을 좀 더 여유있게 운용할 수 있게 된다. 가령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에선 단기전처럼 불펜을 쏟아붓는 총력전도 가능하단 얘기. 선발투수 일부를 불펜으로 돌릴 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 삼성 제공

일단 삼성은 2일 경기가 없다. 두산도 마찬가지. 남은 8개 구단만 경기를 치른다. 삼성으로선 한숨 돌리며 전략을 다듬을 기회. 일단 10위 키움과의 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이겨둬야 한다. 주말 2연전에서 2위 한화와 만나기 전 승률을 올려 놓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