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시간 축소·직역 간 관계 재설정·모자란 교수 등 문제 산적
"돌아와도 걱정입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에요."
하반기 전공의 지원 일정이 완료된 뒤 대구 수련병원 관계자들에게 현황과 소감을 질문하자 이들은 입을모아 이같이 대답했다.
전공의 복귀로 의료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수련병원들은 또 다른 문제를 맞이해야 할 상황이다. 당장 정부와 전공의들의 수련환경개선 요구를 해결해야 하고, 합법화된 진료지원(PA) 간호사와의 업무 분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과제로 남아있다. 그리고 만성화된 교수 이탈로 전공의 수련의 질적 담보 또한 문제로 대두됐다.
27일 수련병원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큰 문제는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 방안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5월부터 전공의의 연속근무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단축하는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사업 확대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향후 정부와 전공의의 수련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수련환경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뤄질 전망이다.
수련병원들은 줄어드는 전공의 근무시간만큼 수련의 질이 저하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여기에 일부 전공의들은 복귀 조건으로 병원에 응급실 근무나 자신이 생각했을 때 무리한 당직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해 병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 한 수련병원장은 "복귀하는 전공의들이 수련 과정을 놓은지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다시 배워서 수련 기간안에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며 "어차피 과거 주 100시간 근무에 며칠 씩 밤샘근무 하는 예전 환경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전공의들을 수련시켜야 할 지 고민이 앞선다"고 말했다.
PA간호사와의 관계 또한 문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PA간호사 도입이 합법화되면서 예전에 전공의들이 수련 과정에서 하던 업무가 PA간호사의 몫이 된 경우가 많다. 전공의들이 돌아왔을 때 이미 업무가 숙달돼 있는 PA간호사들의 거취를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수련병원이 해결해야 한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는 "PA간호사와 교수들이 의정갈등 기간 동안 업무를 맞춰서 진료를 하고 있는데 전공의들이 중간에 끼어드는 모양새가 돼 난감한 경우가 생기게 됐다"며 "이렇게 되면 교수, 전공의, PA간호사의 관계가 뒤틀려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교수들의 이탈 또한 큰 걱정이다. 전공의들을 지도할 교수가 모자랄 경우 전공의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동수련을 시켜야 한다. 교수가 줄어들면서 전공의 정원 또한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 수련병원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버틸만 하다"고 말하지만 근무하는 전문의와 교수 감소로 전공의까지 줄어들 가능성을 계속 두려워하고 있다.
한편, 지난 26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수련병원협의회(대수협)는 간담회를 통해 전공의 복귀 후 수련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요 안건으로 의료계 갈등 봉합과 국가 차원의 전공의 수련 투자 외에도 수련병원별 수련환경 TF(태스크포스) 설치, 다기관 협력 수련 등이 제시됐다. 대수협 측은 "수련 환경과 업무 분장을 조정하는 콘트롤타워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이를 병원에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했지만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 최대한 수련병원들을 설득하겠고 입장을 밝혔다.
대전협 측도 "이건 당신 일, 이건 내 일이라는 접근보다 수련이라는 큰 틀에서 논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복귀 후 갈등을 최소화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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