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기름과 거품·악취 동반 신고
주민 "감시 체계 무용론, 강경대책 요구"
서구청 "기름띠는 일반적… 조치 최선 다해"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인근 하수관로에서 재차 폐수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올해 초 폐수 유출 당시 서구청이 재발방지를 약속한 이후에도 수차례 유출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6일 서구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쯤 염색산단 인근 하수관로에서 기름기가 섞인 검은색 하수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주민들은 당시 폐수에서 기름 거품과 함께 뜨거운 김이 올라오고 악취가 상당하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서구청 야간 당직자 2명은 현장에 나가 하수의 수소이온농도(pH)를 측정했다. 하수를 두 차례 조사한 결과 수소이온농도는 각각 6.7, 7.0pH로, 통상 범위(5.8~8.6pH) 안이었다.
주민들은 폐수 발생을 신고하면 수소이온농도만 확인하는 식으로는 유해물질 여부를 알 수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이날 서구청 직원은 신고 40분 만에 도착했지만, 야간 당직을 서는 직원이어서 별다른 조치 없이 시료만 채취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청은 대구시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 조사를 의뢰한 상태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일주일 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이들은 유출 사실이 확인되면 분석 역량을 가진 환경청 직원이 현장을 확인하고 유출업체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구 주민 A씨는 "틈날 때마다 하수관로를 살펴보는데, 뜨거운 김과 기름이 함께 유출되는 상황은 처음이다. 분명 비정상적인 상황인데도 서구 직원들은 별다른 설명을 해주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구청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달서천사업소와 서구청은 주민 신고보다 이른 시각인 25일 오후 4시쯤 이미 폐수를 발견했지만 당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기름이라고 판단해 pH농도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청은 주민 신고 이후에야 정밀 조사를 위해 물을 떠갔다.
이날 현장에 있던 이주한 서구의원은 "서구청이 물을 떴을 때는 이미 잔거품과 기름띠가 많이 가라앉은 상태였다. 시료를 채취했다고 해도 정확한 조사는 어려울 것"이라며 "흘러가기 전에 물을 뜰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늑장 대응으로 놓쳤다"고 지적했다.
서구청은 이날 유출된 하수가 올해 초 잇따라 나온 염색산단 오염 폐수와 같은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수관로 특성상 일반 가정이나 타 산단에서 사용한 물도 섞여 나와서다.
서구청 관계자는 "주민 신고가 없더라도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직원을 파견해 하수를 채취하는 등 폐수 유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만약 염료가 유출되거나 유해물질이 감지되면, 즉시 대구시와 환경청이 대응반을 꾸려 즉시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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