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복구 아닌 재창조…경북 산불마을 새 옷 입는다

입력 2025-08-26 15:28:08

안동 추목·중마마을, 힐링과 자생 중심
의성 구계마을, 안전과 수익 결합…청송·영덕, 관광과 힐링 강조
주민 의견 수렴 및 도의회 대응

지난 3월 발생한 경북의 산불로 터전을 잃은 마을 재건의 윤곽이 나왔다. 단순한 복구를 넘어 지역 특성과 주민 의견을 반영한 이른바 '마을 재창조 사업'이다.

경북도의회 산불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최병준)는 최근 경북도 마을주택재창조사업단으로부터 마을 재창조 사업 기본 구상을 보고받았다. 이번 구상은 5개 시·군 8개 마을을 대상으로 주거·생활 기반 복구, 소득 창출, 공동체 공간 조성을 아우른다.

사업단은 지난 19~21일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의견도 수렴했다. 주민들은 관광자원화 구상에 공감하면서도 "도로 확장, 생활 인프라 확충 같은 당면 과제가 먼저"라고 주문했다.

안동 추목마을. 경북도 제공
안동 추목마을. 경북도 제공
안동 중마마을. 경북도 제공
안동 중마마을. 경북도 제공

◆안동 추목·중마마을, 힐링과 자생 중심
안동에서는 추목마을과 중마마을이 대상이다. 추목마을은 '주거와 힐링 마을'로 주거지구와 팜스테이, 글램핑, 펫빌리지, 농부아카데미 등 도시인구 관광 유도를 목표로 설계됐다.

주거 영역 주변에는 주차장과 소규모 소통마당을 조성하고, 재난·재해 대응 시설과 스마트 대피 시스템을 설치한다. 기존 녹지를 활용한 방재숲과 산과 맞닿은 방재 수로를 확보해 마을 형태를 최대한 유지한다.

중마마을은 '재생을 넘어 자생의 마을'을 주제로 중앙거점마을 조성과 주거, 방재, 체육시설, 주민 공동 공간 조성이 특징이다. 마을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방재호수를 조성하고, 호수를 따라 체육공원과 작은 도서관, 마을목욕탕, 카페 등을 설치한다.

의성 구계마을. 경북도 제공
의성 구계마을. 경북도 제공
청송 부곡마을. 경북도 제공
청송 부곡마을. 경북도 제공
영덕 대곡마을. 경북도 제공
영덕 대곡마을. 경북도 제공

◆의성 구계마을, 안전과 수익 결합…청송·영덕은 관광과 힐링 강조
의성 구계마을은 '재생 방재 마을'로 재창조된다. 주거지구와 방재공원, 공동작업장, 주말농장, 숙박시설 등이 계획됐다. 구체천을 따라 주거지구를 조성하고, 마을 위·아래 두 곳에 방재공원을 설치해 재난 대비와 공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산사태 예산시설과 재난 예·경보 시스템도 설치된다.

청송 부곡마을은 '약수빌리지'로, 기존 보행길을 활용한 약수로드와 상가·숙박시설, 치유공간 조성을 특징으로 한다.

영덕 수암마을은 '주거와 힐링 마을'로 셰어하우스, 게스트하우스, 주말공동농장, 캠핑장 등을 설치하고, 대곡마을은 '온마루 컴팩트 빌리지'로 공동 생산과 공동체 교류 공간을 갖춘다.

노물마을과 석리마을은 '문화 관광마을 재창조'와 '주거 휴양 관광 마을'을 표방한다. 노물마을은 어촌문화체험, 해양스포츠, 문화 전시공간 설치를 권장하며, 숙박업과 식당, 소매점 설치도 유도된다. 석리마을은 지중해형 휴양도시처럼 해안 지형을 활용해 마을 자체를 관광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최병준 도의회 산불특위원장은 "단순한 피해 복구를 넘어 지속 가능한 마을 재창조의 밑그림이 돼야 한다"며 "도의회는 집행부와 협력해 주민 목소리가 반영된 실질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영덕 노물마을. 경북도 제공
영덕 노물마을. 경북도 제공
영덕 수암마을. 경북도 제공
영덕 수암마을. 경북도 제공
영덕 석리마을. 경북도 제공
영덕 석리마을. 경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