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산재사고에 김건희 여사 목걸이 사건까지…경북 포항 경제는 '흔들'

입력 2025-08-13 15:38:31 수정 2025-08-13 21:25:03

포스코 현장은 대부분 멈춰…목걸이 준 서희건설은 지역 활동 위축 우려

포항시 전경. 매일신문DB
포항시 전경. 매일신문DB

포스코이앤씨의 잇따른 산업재해 사고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공개 질타에다 서희건설이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를 전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북 포항 경제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이 일제히 멈추면서 포항 최초로 건설이 진행 중인 '더 샵' 아파트가 동력을 잃었다. 게다가 최근 광양제철소에 산재사고가 불거진 여파로 포항제철소도 공사가 대부분 중단됐다.

성능 개선을 위한 개수 작업이 한창인 파이넥스 3공장을 제외하고는 포항제철소 내 공사현장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매일 1만명에 달하는 공사 인력이 오가는 현장은 포항제철소 직원 및 자회사 직원들만 눈에 띄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이달 말까지 공사를 모두 중단하고 시급한 정비만 진행할 방침이어서 당분간 일용 근로자들의 일자리마저 없을 전망이다. 이들 근로자들이 포항 경제에 기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지역 경제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포스코 자회사에서 하도업을 하고 있는 A씨는 "포스코이앤씨 사태 이후 포항제철소가 많이 위축됐다. 올 들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속 8개월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어려운 포항제철소가 더 쪼그라들게 되면 포항경제에 크게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앞으로 포스코이앤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철소 정비 현장도 포함될 가능성이 커 분위기가 더 어수선하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를 전달한 서희건설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포스코 포항제철소(공채 2기) 출신인 데다 포항을 중심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했고, 현재도 관련 일을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다. 서희건설은 포항제철소 선재부문 시설관리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포항제철소의 위축으로 일감 부족 등에 시달리며 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역상생활동을 줄이는 등 긴축경영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김건희 여사 파장이 계속되면 서희건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 경제계 한 인사는 "포스코이앤씨 본사가 포항이고, 서희건설도 포항과 인연이 각별하다 보니, 그 여파가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며 "포항제철소와 30년 함께 일해왔는데 올해만큼 힘든 해는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