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관세 대구 경제 직격탄, 對美 수출 일년새 13% 급감

입력 2025-08-03 15:41:15 수정 2025-08-03 20:00:47

한미 관세협상 후폭풍…공급망 재편 중장기 대책 시급
제2 교역국으로 부상한 미국…대미 수출품목 대다수 영향권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미 무역협상 타결로 상호관세 15%가 확정되면서 미국을 '제2 교역국'으로 둔 대구경북 경제계도 타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3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의 국가별 수출액 현황에서 미국은 20억7천만 달러로 중국(20억9천만 달러)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육박했다.

경북의 경우 지난해 미국에 65억3천만 달러를 수출해 대구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로 수출액 규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1위인 중국(129억2천만 달러)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나, 3위인 베트남(24억 달러)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대구의 대미 주요 수출품목은 자동차부품, 경작기계, 필름류, 철강금속제품, 고속도강 및 초경공구 등 순이다. 경북은 무선전화기, 자동차부품, 알리미늄조가공품, 기타정밀화학원료(2차전지 소재), 기타화학공업제품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관세 여파가 본격화되기 전인 상반기부터 지역 수출입 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다.

올 1~6월 대구의 대미 수출액은 9억4천336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급감했다. 주력 수출품목인 차부품 수출이 13%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품목별 관세가 적용 중인 완성차에 더해 부품에 대한 관세 확대 적용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상호관세 부과로 향후 수출 장벽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경북의 대미 수출은 36억1천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9% 증가했다. 무선전화기(526.2%↑), 알루미늄조가공품(6.8↑), 기타정밀화학원료(33.4↑) 등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기 전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일시적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관세협상으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으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보던 주요 산업들이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부품, 철강 업계에서 미국발 관세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근화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은 "상호관세는 그동안 한미FTA를 통해 무관세 혜택을 받아온 우리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자동차 부품, 기계 등 주요 수출 품목 등은 미국 현지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대미 수출구조가 유사한 경쟁국인 일본과 유렵연합(EU)도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는 만큼, 경쟁 조건이 일방적으로 불리해졌다고만 보긴 어렵다.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업들이 현지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대나, 공급망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