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10개 가져가"…협상 결렬 가능성도 열어둬
"재계 총수·한경협 회장 등 우리 입장 美에 전달"
"3천500억달러 무조건 돈을 대는 구조 아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미 관세협상에서 '마스가'(MASGA)로 대표되는 조선 분야 협력 카드가 타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3일 김 실장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국이 그렇게 다방면에 걸쳐서 조선 쪽에 많은 연구와 제안이 돼 있다는 것을 미국은 상상 못 했을 것"이라며 "사실 조선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스튜디오에서 '마스가 모자'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디자인해서 미국에 10개를 가져갔다"며 "이런 상징물을 만들 정도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 모자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는 자리에 가져가 마스가에 관해 설명했고, 러트닉 장관은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며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중 러트닉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을 위해 스코틀랜드로 가자 한국 협상단도 그를 따라갔는데, 김 실장은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미팅이 제일 실질적이었다"며 "협상이 타결될 수 있는 '랜딩존'(landing zone·착륙지)이 보였다"고 했다.
또 스코틀랜드 출장에 관해 "내부적으로 참 많은 격론이 있었고, 입장이 다르니까 고성도 있었고 찬반이 있었다"며 "너무 매달리는 인상을 주면 오히려 협상에 불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돌아봤다.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을 끝까지 염두에 뒀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타결 직전 즉석에서 협상 조건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김 실장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 (백악관에서) 그냥 나와야 했을 것"이라며 "어떻게 그 앞에서 내용을 고친다고 하겠나"라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서는 정부 뿐만 아니라 재계 총수 등 민간의 노력도 큰 도움이 됐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협상 기간 미국을 찾았다.
김 실장은 "민간 라인을 통해 '대한민국은 최선의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실장은 조선업을 포함해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을 하기로 한 데 대해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선 "우리가 무조건 정해 놓고 돈을 대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외환보유고와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두 개를 비교하기도 어렵고 비교해서도 안 된다"며 프로젝트를 위한 '보증 한도'가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미국이 어떤 사업을 기획하고 발굴할 때 한국이 금융지원(파이낸싱)을 해달라,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산출물은 우리가 구매 확약한다는 게 전제"라며 "금융 패키지의 전제가 일단 보증, 사업 자체를 미국이 기획·발굴하고 의미 있는 사업을 제시할 의무가 미국에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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