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 태풍 바이루 日 도쿄 인근 발생, '선배 태풍 크로사 따라간다'

입력 2025-08-03 11:14:14 수정 2025-08-03 15:21:18

9호 태풍 크로사 발생 후 무려 열흘 만 새 태풍
11호 태풍 버들 후보도 관측

기상청 3일 오전 11시 발표 10호 태풍 바이루 예상경로
기상청 3일 오전 11시 발표 10호 태풍 바이루 예상경로
기상청 3일 오전 10시 발표 9호 태풍 크로사 예상경로
기상청 3일 오전 10시 발표 9호 태풍 크로사 예상경로

10호 태풍 바이루가 3일 오전 발생했다.

앞서 발생해 이틀 뒤인 5일쯤 소멸할 전망인 9호 태풍 크로사의 경로를 비슷하게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일 오전 11시를 기해 20호 열대저압부가 10호 태풍 바이루로 발달했다고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 열도 동쪽 해상의 93W 열대요란이 지난 1일 20호 열대저압부로 발달했고, 이틀 뒤인 오늘 태풍으로도 발달한 것이다.

열대요란~열대저압부~태풍의 발달 수순을 거치는 동안 북동진을 해 태풍 발달 위치는 도쿄 바로 남동쪽 300km 정도 해상이다.

이어 10호 태풍 바이루는 좀 더 북동진 경로를 밟아 나흘 뒤인 7일쯤 일본 홋카이도 북동쪽이자 러시아 캄차카 반도 남동쪽 해상에서 소멸, 즉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전망이다.

앞서 북상해 일본 인근까지 올라온 태풍 크로사는 이후 도쿄 동쪽 해상에서 북동진으로 경로를 전환, 현재 홋카이도 동쪽 바다를 지나고 있고, 5일쯤 캄차카 반도 남동쪽 해상에서 소멸할 전망인데, '도쿄 인근~홋카이도 동쪽~캄차카 반도 동쪽' 경로를 후배 태풍 바이루도 밟는 맥락이다.

일본기상청 3일 오전 발표 9호 태풍 크로사와 10호 태풍 바이루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3일 오전 발표 9호 태풍 크로사와 10호 태풍 바이루 예상경로

▶이에 대해서는 두 세력이 일시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 '후지와라 효과'가 발생하는 맥락으로도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후지와라 효과는 2개 열대저기압(태풍 등)이 서로 1000~1600km 거리에 인접할 때 상호 간 진로와 세력 등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후지와라 효과의 여러 유형 중 한 세력이 앞서 가면 다른 세력이 뒤따르는 것이다.

이는 태풍이 한국이나 일본 등 동북아 지역으로 더 북상하기 어려운 상황도 설명한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 등 강한 고기압 세력이 한국과 일본 일대에 엉덩이를 무겁게 깔고 앉아 열돔을 형성, 폭염을 만들며 태풍도 튕겨내는 것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감시 9호 태풍 크로사, 10호 태풍 바이루(TS 13W), 11호 태풍 버들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95W 열대요란 위치. JTWC 홈페이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감시 9호 태풍 크로사, 10호 태풍 바이루(TS 13W), 11호 태풍 버들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95W 열대요란 위치. JTWC 홈페이지

▶한편, 9호 태풍 크로사는 지난 7월 24일 발생했는데, 그보다 앞서선 태풍이 며칠 간격으로 발생이 잇따랐던 것과 비교, 무려 열흘 만에 다음 태풍이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 그 사이 여러 열대요란이 10호 태풍 바이루 후보로 거론됐지만 태풍이 되지 못하고 세력이 약화했다.

(참고로 올해 7월에는 총 7개 태풍이 발생했다. 3일=3호 태풍 문, 5일=4호 태풍 다나스, 13일=5호 태풍 나리, 18일=6호 태풍 위파, 23일=7호 태풍 프란시스코 및 8호 태풍 꼬마이, 24일=9호 태풍 크로사)

아울러 현재 태평양 바다에는 11호 태풍 버들 후보(95W 열대요란)도 형성돼 있다. 다만, 태풍 크로사 및 바이루보다 더 동쪽(북위 25.42도, 동경 165.48도)에 위치,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바이루(Bailu)는 태풍위원회 14개국 가운데 중국이 제출한 명칭이다. 중국어로 하얀 사슴(白鹿)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