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 초등학생이 통학용 승합차에 치인 뒤 운전자가 그대로 현장을 떠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31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사고 당시 CCTV영상에는 "초등학생이 하굣길에 뺑소니를 당했다"는 글과 함께 사고 당시 상황이 담겨 있었다. 피해 아동 A양은 지난달 2일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영상에 따르면 A양은 초록불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이었다. 그러나 우회전을 하던 어린이 통학 차량이 멈추지 않고 횡단보도를 그대로 통과해 A양과 부딪혔다. 사고 현장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구간으로, 횡단보도는 노란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운전자는 차량에서 내려 A양을 살펴보는 듯하더니 특별한 조치 없이 1분도 채 되지 않아 현장을 떠났다. 혼자 남겨진 A양은 인도로 올라와 잠시 쪼그려 앉아 있다 스스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은 "가해 차량 운전자는 5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차에서 내려 아이 상태를 보고는 뒤에 차가 오자 급히 떠났다"며 "차량은 그대로 사라졌고, 아이는 절뚝이며 혼자 일어났다"고 전했다. A양은 사고 직후 집으로 돌아와 차량에 치였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은 "피범벅인 채 집에 온 아이는 혼자 피를 닦고 있었다. 처음엔 '넘어졌다'며 말을 더듬다가 나중에서야 차에 치였다고 고백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A양은 정형외과에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으며, 현재까지도 사고 충격으로 횡단보도를 혼자 건너지 못한다고 피해자 측은 전했다. 가해 운전자는 사건 발생 9일 만인 지난 11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현재 사건은 검찰로 넘겨졌다. 피해자 가족은 "담당 경찰도 많이 화가 나셨더라"며 "아이는 학교와 병원을 잘 다니고 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사고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통학차량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아이를 치고도 아무런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떠난 사실에 큰 분노를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노란색 학원차가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면서 어떻게 저렇게 위험하게 운전할 수 있냐" "같이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영상을 보고 너무 화가 나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또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일을 아이가 혼자 겪었다니 마음이 아프다", "트라우마가 남아 혼자 횡단보도를 못 건넌다니 더 안타깝다"며 아이를 걱정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사고 뒤 운전자가 내려서 아이 상태를 보고도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떠났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단순 실수였다면 119라도 불렀어야 했다", "내려서 확인하고도 그냥 간 건 도망간 거나 다름없다"라며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댓글 많은 뉴스
정동영 "대북 민간접촉 전면 허용…제한지침 폐지"
李대통령, 과한 수사 제동…李경북도지사 첫 사례 되나
한동훈, 당대표 후보 검증 나선 전한길 두고 "진극 감별사"…김문수·장동혁 향해선 "'극우 없다'면서 줄서기"
트럼프 "한국 3천500억달러 투자…상호관세 25%→15%" [영상]
李대통령 "100조 이상 국민펀드 마련해 미래전략산업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