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상호 관세를 15%까지 낮추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31일 "이재명 대통령 말대로 주요국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협상 타결이 맞나"라며 사실상 협상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에서 무관세였지만 일본과 유럽연합(EU)은 품목별로 1~10%의 관세를 적용받아왔는데, 이번에 15%로 관세가 같아져 상대적으로 손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만 해도 일본과 EU는 2.5%에서 15%로 12.5%포인트 높아졌을 뿐"이라며 "우리가 일본, EU와 동등하려면 (자동차에서) 12.5% 이하의 관세율을 관철시켰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3500억달러라는 대미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20.4%에 육박한다"며 "일본(13.1%), EU(6.9%)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번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규모는 GDP 대비 약 20.4%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며 "일본의 대미 투자액 5500억 달러는 GDP 대비 약 13.1% 수준이며 EU는 GDP 대비 6.9%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 규모가 각각 2.5배와 11배가 더 큰 일본·EU와 동등한 관세를 적용받은 건 사실상 협상 실패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일본, EU와 동일하게 15% 세율을 적용받으면 상대적으로 한국에 손해"라며 "협상 시한에 쫓겨서 많은 양보를 했다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구매에 1000억달러 등 총 4500억달러 규모의 투자·구매를 약속한 것을 두고 "외환보유고보다 많은 과도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또 "정부는 쌀, 쇠고기를 비롯한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농업을 개방했다고 했다"며 "쌀, 쇠고기 외에 다른 곡물이나 과일류의 수입이 대폭 확대되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한 정치적 수사인지 정부가 명확히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일본과 같은 15%의 관세를 맞췄지만, 내용을 보면 아쉬운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투자와 20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원자력 분야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에 대해 "내용의 이면을 봐야 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미국 상무장관이 펀드 수익의 90%를 가져간다고 했다. 숨어있는 불균형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나 의원은 이번 관세 협상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노란봉투법·상법개정안·법인세 인상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 '산업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의원은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해외 공장 건설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쟁의가 가능해진다"며 "미국 정부가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산업 공동화는 대한민국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기업 3법과 통상 협상이 악재로 작용하면 대한민국 경제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정동영 "대북 민간접촉 전면 허용…제한지침 폐지"
李대통령, 과한 수사 제동…李경북도지사 첫 사례 되나
한동훈, 당대표 후보 검증 나선 전한길 두고 "진극 감별사"…김문수·장동혁 향해선 "'극우 없다'면서 줄서기"
트럼프 "한국 3천500억달러 투자…상호관세 25%→15%" [영상]
김윤덕 국토부 장관 후보자 "TK신공항도 TF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