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통령 '브라질 50% 관세' 행정명령
'보우소나루 쿠데타 모의' 담당 대법관도 제재
룰라 브라질 대통령 "맞불 보복관세 불사" 강경
미국과 브라질의 관세 갈등이 '치킨 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한 미국 정부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사건을 담당하는 브라질 대법관에 대해서도 제재했다. 이에 맞서 브라질 정부는 미국에 보복 관세 부과 등 강경한 입장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에 끌려다니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50% 관세 부과 행정명령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에 50% 관세(기본관세 10%+추가관세 40%)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미국 내 관련 업계와 내수시장 등에서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브라질산 항공기 부품·석유·오렌지 주스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이번 고율 관세 부과는 브라질 정부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룰라 브라질 대통령에게 보내는 '관세 서한'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자국에서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것을 "국제적인 불명예", "마녀사냥" 등으로 표현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번 행정명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권한을 활용했다"며 "미국 기업, 미국인의 표현 자유권, 미국 외교정책,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는 브라질 정부의 이례적이고 이상한 정책 및 조처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도 이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혐의 사건을 담당하는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연방대법원 대법관을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며 제재했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후 승복하지 않고 국방·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권력 유지를 목표로 한 각종 활동을 실행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룰라 "방어수단 있다" 美에 맞불
브라질 정부도 보복 관세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 정부는 브라질산 제품 수출에 대한 무역 조처(관세)를 정당화하려고 정치적 논리를 사용한 미국 정부의 설명을 부당하다고 간주한다"며 "이는 우리 국권과 역사 깊은 양국 관계를 침해한다"고 적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상업적 측면에서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는 한편으로는 국내 법규에 명시된 국가 방어 수단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관세 영향을 평가하고 브라질 근로자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처를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정상이 언급한 '국가 방어 수단'은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경제호혜주의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맞불 관세 부과'에 대한 법리 근거를 담은 이 법은 지난 14일 룰라 대통령의 서명과 15일 관보 게시로 효력을 얻었다고 브라질 당국은 설명한 바 있다.
브라질 정부는 대법관 제재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브라질 법무부는 "우리 사법부에 대한 협박 시도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지모라이스 대법관에 대한 제재는 자의적이며 정당화할 수 없는 조처"라며 거부감을 표하했다. 룰라 대통령도 엑스에서 "미국 정부의 브라질 사법부에 대한 간섭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민을 배신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 브라질 정치인들로 인해 제재받은 지모라이스 대법관에게 연대를 표명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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