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고금리·친노동 정책 '삼중고'…벼랑 끝 내몰린 자영업자

입력 2025-07-27 15:57:43 수정 2025-07-27 19: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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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사업자 1년 새 2만6천명↓…소매·음식업 '사업 포기' 두드러져

올해 상반기 국내 자영업자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응답자들의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0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인근 상점가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 자영업자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응답자들의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0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인근 상점가의 모습. 연합뉴스

내수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와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가중된 경영 부담이 청년 사업자 등의 '사업 포기'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27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사업체를 가동 중인 30세 미만 청년 사업자는 월평균 35만4천672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만6천247명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7년 9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가동 사업자가 줄었다는 건 창업보다 휴·폐업이 많았다는 뜻이다. 경영 노하우와 자본력이 취약한 청년 사업자를 중심으로 폐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 중에선 소매업, 음식업 등 내수경기와 밀접한 종류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소매업에 종사하는 청년 사업자는 12만7천89명으로 작년보다 1만6천185명 줄었고, 음식업 청년 사업자(4만6천269명)는 5천507명 줄어들었다.

인건비를 포함한 높은 고정비는 자영업자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저임금은 올해 시간당 1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내년 1만320원으로 290원(2.9%) 상승을 앞두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주 4.5일제' 시행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과 퇴직급여 제도 손질 등을 검토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1년 이상 일해야 받는 퇴직급여를 3개월 이상 근무해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제도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지원 제도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상공인들이 고정비 부담이 큰 기존 업종에서 미래 지향적 업종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병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은 "체감경기는 그야말로 최악"이라며 "주 4.5일제를 시행하면 휴일에 장거리로 여행을 가는 사람이 늘면서 오히려 주말 장사에 타격을 받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대구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이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이 늘어날 경우 일자리 감소 등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