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마을 주민 여러분, 엄청난 폭우로 덕촌교가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서둘러 무봉관체육관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19일 오전 10시 합천군 가회면 봉기마을. 80가구 120여명이 거주하는 이 마을에 3일 동안 600mm가 넘는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마을을 가로지르는 덕촌교가 흘러넘친 것이다. 70여명이 이날 무봉관체육관으로 대피했다 20일 현재 19명이 남아 있다.
폭우로 주택이 잠기고 산사태까지 겹친 합천읍 안계마을은 현재 주민 20명이 외안계경로당으로 대피해 있고, 율곡면 본천1구마을도 마을 앞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민 23명이 본천1구경로당을 임시 거처로 삼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19일 밤까지 합천에 내린 강우량은 평균 503mm로, 대병면은 최고 712mm에 달했다. 이같은 집중 호우로 인해 주택이 물에 잠기고 인근 하천이 범람하는 바람에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으로 대피한 인원은 모두 792명으로, 현재 209명이 집으로 돌아가고 583명이 대피 중이다.
산사태와 주택, 도로, 농작물 침수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봉산면 10번 군도(봉산면 계산리~용주면 죽죽리 구간), 용주면 11번 군도(용주면 죽죽리~가호리 구간) 등은 산사태와 폭우로 도로 자체가 유실됐다. 이처럼 봉산면, 율곡면, 초계면, 대양면, 가회면 등지 도로 12곳이 유실이나 침수, 토석유입 등으로 통제됐으며, 현재까지 2곳만 해제된 상태다. 삼가면 삼가시장의 경우 점포 77개가 모두 침수된 것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주택 26개 동이 침수됐다. 또 소 1마리와 닭 3만마리가 폐사되기도 했다.
벼, 고추, 밭작물을 비롯해 농작물 침수피해는 전체 965ha로, 경남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피해를 냈다.
정모(67·합천군 율곡면) 씨는 "내 평생 이렇게 많은 비는 처음 본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태풍 매미 때보다 훨씬 더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3단계를 실시하고 있는 합천군은 20일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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