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현대차 전기차 매출 年 2.7조원 감소" 트럼프 리스크 직격

입력 2025-07-20 16:43:45 수정 2025-07-20 20:33:03

한국경제인협 영향 보고서 발표
세액공제 조기 종료로 최대 37% 타격 전망
하반기 신차 투입·할인 연장으로 美시장 방어 총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국빈 식당에서 가봉, 기니비사우, 라이베리아, 모리타니, 세네갈 등 아프리카 5개국 정상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국빈 식당에서 가봉, 기니비사우, 라이베리아, 모리타니, 세네갈 등 아프리카 5개국 정상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입법 과제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지난 4일부터 시행되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전략에 중대한 변곡점이 생겼다. 전기차 세액공제가 조기 종료된 반면, 수입차 관세는 유지되면서 판매·수익성에 이중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0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트럼프 대규모 감세법의 자동차·배터리 산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OBBBA로 인해 전기차 세액공제가 종료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연간 판매량이 최대 4만5천828대, 매출 기준 2조7천200억원 규모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12만3천861대)의 약 37%에 해당하는 수치다.

OBBBA는 당초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2025년 9월 말로 앞당겨 종료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세액공제 대상이었던 아이오닉5·9, EV6·9, GV70 전동화 모델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전기차 차종이 혜택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한경협은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투자 회수 리스크가 커졌고,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형태로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해온 국내 배터리 3사에도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첨단전략산업기금 신설과 공급망 안정화기금의 기한 연장,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제 환급 제도 도입 등의 정부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대외 여건 악화에도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방어에 집중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중량급 신차 출시는 제한적이었지만, 판매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며 수익성보다 시장 지배력 확대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6월 미국에서 약 89만4천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1.0%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 기간 현대차는 47만7천대, 기아는 41만7천대를 각각 판매했다.

DB금융투자는 "도요타, 독일 3사가 5% 안팎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반면, 현대차그룹은 최대한 늦춰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높은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현재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신차 3종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며 반격의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부분변경 '더 뉴 아이오닉6'를, 기아는 'K4 해치백'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포함되며 HEV 판매 확대도 기대된다.

또한, 현대차 미국 법인은 당초 8월 초 종료 예정이던 할인 정책을 9월 2일까지 연장했다. 할인 대상은 19개 차종으로, 현금 구매 시 싼타페는 3천500달러, 팰리세이드는 2천750달러, 전기차 4종은 각각 7천500달러씩 할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