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침수 원인은 제진기?…대구시 "다각도로 조사"
전문가 "공공시설 지하 공간 활용한 저류배수시설 설치 필요"
최근 내린 폭우로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가 물에 잠기며 차량과 주택 다수가 침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배수시설에만 의존해서는 수해를 막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18일 대구 북구청에 따르면 전날 호우경보가 내려진 북구 노곡동 일대는 시간당 최대 40㎜의 비가 내려 마을이 침수됐다. 오후 2시 20분쯤부터 약 2시간 동안 사업장 15곳과 주택 5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차량 40대도 물에 잠겼다.
도로와 마을이 물에 잠기며 주민 등 26명은 구명보트를 타고 대피해야 했다. 다행히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지난 2010년 여름 두 차례 수해를 입은 지 15년 만에 피해가 반복된 것이다. 2010년 당시에는 건물 130채와 차량 140여 대가 침수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해 예방을 위해 설치된 시설들도 피해를 막아내진 못했다. 노곡동 입구에는 모인 빗물을 금호강으로 퍼내기 위한 배수펌프가 설치돼 있지만, 지난 2010년과 이번 수해를 모두 막지 못했다. 지난 수해 이후 설치된 길이 700m, 지름 3m의 터널 배수로도 큰 효과가 없었다.
지난 수해 때는 펌프로 유입되는 불순물을 거르던 '제진기'가 댐 역할을 하면서 물을 가둬두는 바람에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에는 침수 당시 제진기 전원이 켜져 있지 않는 등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민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노곡동은 대구 안에서도 '상습침수지역'으로 꼽힌다. 주변에 비해 저지대인데다 함지산을 등지고, 금호강을 접한 지리적 요인 때문이다.
전문가는 배수펌프와 터널 배수로 등 현재 노곡동에 마련된 시설 만으로는 수해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대구시는 침수 피해 방지를 배수펌프에 의존하고 있지만, 기계는 항상 고장과 오작동의 위험을 안고 있다. 폭우 시에는 낙뢰도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계 작동에는 언제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일명 '빗물 저장소'라고 불리는 저류배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학교 운동장 등 공공시설 지하에 저류 시설을 만들어 도시가 집중된 빗물을 수용할 수 있는 총량 자체를 늘린다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정확한 침수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침수 원인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방면에서 조사할 계획"이라며 "원인을 파악 중인 상황에서 특정 보완책을 섣불리 검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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