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세사기?" 대구 남구 원룸 세입자 40명 피해 의심 (종합)

입력 2025-07-10 21:12:11 수정 2025-07-10 21:15:33

대명동서 20억대 '보증금 미반환'…"임대인 건물, 수성·달서구에도…"

대구 남구청. 대구 남구청 제공
대구 남구청. 대구 남구청 제공

대구 남구에서 원룸 세입자 40여명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20억원 규모의 전세사기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남구청은 최근 대명동 인근에서 원룸을 운영하는 A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전세사기를 의심하는 세입자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고 10일 밝혔다.

남구청은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40여명으로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액은 2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피해 세입자들은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보증금 미반환 상황을 미처 알지 못하고 계약을 연장하면서 피해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세입자들은 A씨가 남구 대명동에만 원룸 건물 4채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성구, 달서구에도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피해 규모는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태운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대구대책위원회위원장은 "임대인 A씨에게서 확인된 피해 건물이 4채로 모두 합치면 56세대 정도다. 전체 세대가 피해를 입었다고 가정하면 피해액은 47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A씨 뿐 아니라 다른 임대인도 4명이 함께 명의 신탁 등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전세사기를 기획한 정황도 파악됐다. 이 경우 피해 규모가 2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청은 민원인들에게 피해 지원을 안내하는 한편 정확한 지역 내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선 상태다.

남구청 관계자는 "조사 권한이 없다보니 A씨에게 직접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피해가 의심되는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전세사기 피해에 따른 행정 절차와 지원 방식을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피해 세대가 있는지 확인하는 중으로 현재 파악한 내용은 경찰에 공유한 상태다. 별도로 구청 차원에서도 피해를 입은 분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부경찰서는 아직까지 고소장은 접수되지 않았다면서도 남구청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수사에 돌입했다. 세입자들은 추가 피해가 있는지 파악한 뒤 경찰에 고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