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대의 건축인문기행] EXPO 건축…'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오사카 링' 까지

입력 2025-07-10 13:30:00 수정 2025-07-10 19:23:21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랜드마크인 BIg Roof Ring은 오사카만 인공 섬에 세워진 지름 615m, 둘레 2km의 그랜드 링으로 세계 최대 목조 구조물로 기네스에 등록되었다.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랜드마크인 BIg Roof Ring은 오사카만 인공 섬에 세워진 지름 615m, 둘레 2km의 그랜드 링으로 세계 최대 목조 구조물로 기네스에 등록되었다.

올해의 '건축아카데미'행사는 오사카 엑스포의 현대건축과 교토의 전통건축을 탐방하는 일정이었다. 엑스포, 올림픽, 월드컵을 '인류 3대 제전'이라 일컫는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4년 주기의 스포츠 제전이지만 5년 주기 엑스포(Exposition)는 인류의 산업, 문화, 예술, 과학 기술, 미래 비전까지 제시하는 박람회이다.

올림픽이 엑스포의 부속 행사로 같은 시기에 열리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은 등록 엑스포와 인정 엑스포로 구분되며 세계 7개국이 등록 엑스포를 개최했으며, 미국, 프랑스, 일본은 2회 이상 개최했다. 다음 5년 후의 엑스포는 부산과 경합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다.

엑스포에서는 진보적 건축기술과 상징적 랜드마크 건축이 탄생한다. 엑스포 이후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는 불멸의 건축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성곽처럼 엑스포장을 둘러싸고 있는 링 지붕은 엑스포 공원과 오사카 바다를 바라보는 산책 전망공원이다.
성곽처럼 엑스포장을 둘러싸고 있는 링 지붕은 엑스포 공원과 오사카 바다를 바라보는 산책 전망공원이다.

◆세상에 남은 EXPO의 건축

▷'1851년 런던박람회'의 '크리스탈 팰리스'(설계, 조셉 팩스턴)는 세계 최초의 만국박람회 건축이었다. 영국 산업혁명 생산품인 철과 유리의 건축은 길이 564m, 축구장 18개 규모를 5개월 만에 완성한 획기적 건축이었다. 외곽으로 이전하여 재건축되었으나 화재로 사라져 그 이름으로만 남았다.

▷'1853년 뉴욕박람회'에서는 엘리베이터 (발명, 오티스)가 등장하면서 고층빌딩의 시대가 열렸다.

▷'1889년 파리박람회'는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으로 개최되었으며 상징건축인 에펠탑(설계, 귀스타브 에펠)은 불멸의 건축이 되었다.

▷'1900년 파리 박람회'의 철 구조 아르 누보 건축들이 지금의 파리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그랑 팔레(다목적 행사장), 프티 팔레(파리시립미술관), 센 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렉산더 3세 교'가 그때 만들어졌다.

▷'1929년 바르셀로나 박람회'에서 미스 반 데 로에가 설계한 독일관은 행사 후 해체되었으나 1986년 바로 그 자리에 복원되어 오늘에 이른다.

▷'1967년 몬트리올 엑스포'에 등장한 혁신구조시스템 지오데식 돔(설계,벅민스터 풀러) 건축은 생태박물관 그대로 존속하고 있다. 또한 최초로 지어진 모듈조립 공동주택 해비타트 67 (설계,모셰 사프디) 주거단지도 그대로 생명이 유지되고 있다.

▷'1970년 오사카 엑스포'는 동양에서 처음 개최됐다. 패전국 일본의 부활과 단게 겐조의 건축을 세상에 알렸다. 상징조형 '태양의 탑' 은 엑스포가 열린 그 자리에서 여전히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는 상징건축 '동방의 왕관'이 보존되어 국가미술관 '중화예술궁'으로, 별관은 '상해당대미술관' '생태수목원'으로 황포강 일대를 문화예술지구로 변신시켰다.

▷'2021년 두바이 엑스포는 역대 최대 비용을 투입, 유명건축가(Foster, BIG, Grimshaw)를 초빙하여 도시전체를 엑스포 공간화를 통한 모빌리티 첨단 미래도시 구축한 역대 최대 건설시장이었다.

BIg Roof Ring은 오사카만 인공 섬에 세워진 지름 615m, 둘레 2km의 그랜드 링으로 세계 최대 목조 구조물로 기네스에 등록되었다.
BIg Roof Ring은 오사카만 인공 섬에 세워진 지름 615m, 둘레 2km의 그랜드 링으로 세계 최대 목조 구조물로 기네스에 등록되었다.
교토 청수사(기요미즈테라) 마루무대 아래 웅장한 목구조 건축과 엑스포 링 목구조 건축의 과거와 현재를 스케치.
교토 청수사(기요미즈테라) 마루무대 아래 웅장한 목구조 건축과 엑스포 링 목구조 건축의 과거와 현재를 스케치.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랜드마크 'BIg Roof Ring'

엑스포가 열리는 곳은 쓰레기 매립의 인공 섬 유메시마(夢洲)이다. 이곳 오사카만 도쿄만을 비롯 대도시 해안은 인공 섬들로 이어지고 있다. 30년 전, 오사카 바다위에 건설한 간사이공항은 계속되는 지반침하로 바닥 균열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었다.

멀리에서 부터 보이는 것은 만리장성처럼 엑스포장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BIg Roof Ring'이다. 지름 615m, 둘레 2km, 높이 12~20m의 그랜드 링이 세워지자 곧 바로 세계 최대 목조 구조물로 기네스에 등록되었다.

'세계의 문화가 한 울타리 한 점에 모인다.'라는 개념의 원형 목구조물, 밖에서는 엑스포장을 둘러싸는 성벽이자 안에서는 건축의 배경이다. 전체적으로는 외곽 동선기능이며 한여름 그늘과 비를 피하는 쉼터이다. 지붕에 오르면 엑스포 공원과 오사카 바다를 바라보는 산책 전망공원이다.

설계자 '후지모토 소우'는 얇고 작고 가벼운 감성적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고대 일본 목조건축 기법을 현대건축을 통해 재해석하는 혁신과 진보적 건축이라는 평가이다.

고대 일본 목조건축 기법을 현대건축을 통해 재해석하는 그랜드 링은 엑스포의 외곽 동선, 뜨거운 햇볕과 비를 피하는 쉼터기능을 제공한다.
고대 일본 목조건축 기법을 현대건축을 통해 재해석하는 그랜드 링은 엑스포의 외곽 동선, 뜨거운 햇볕과 비를 피하는 쉼터기능을 제공한다.

교토의 사찰과 탑 정원들을 탐방하면서 축소지향 왜소함으로만 알고 있었던 일본(건축)문화에 인식을 달리하게 된다. 길이 127m의 '삼십삼간당(三十三間堂)'은 일본에서 가장 긴 목조건축이었다. 한국의 가장 긴 종묘 정전 길이는 101m이다. 청수사(淸水社, 기요미즈테라) 마루아래의 139개 기둥 웅장한 구조형태와 엑스포 링의 거대 구조를 연관성으로 바라본다. 대규모 목조 건축구조는 2022년 도쿄올림픽 메인스타디움(설계,구마겐코)에서도 실행되었다.

세계 161국 참가한 엑스포 파빌리온에서 특징적인 일부를 살펴본다.

사우디관은 사우디 전통마을처럼 마당과 골목으로의 초대, 가장 높은 친환경 건물로 평가 받는 탄소 배출 제로 건축이다. 노르만 포스터가 설계헸다.
사우디관은 사우디 전통마을처럼 마당과 골목으로의 초대, 가장 높은 친환경 건물로 평가 받는 탄소 배출 제로 건축이다. 노르만 포스터가 설계헸다.

▷사우디아라비아 - 사우디 전통마을 앞마당에서 좁은 골목을 지나 안마당으로 이동한다. 조용히 사색하는 안마당은 밤에는 공연과 행사를 위한 장소가 된다. 노르만 포스터 설계의 가장 높은 친환경 건물로 평가 받는 탄소 배출 제로의 친환경 건축이다.

포루투갈관은 흔들리는 밧줄과 재활용 어망으로 빛과 그림자를 통한 바다와 해양의 보존, 친환경 건축의 순환을 나타내는 구마겐코 설계작품이다.
포루투갈관은 흔들리는 밧줄과 재활용 어망으로 빛과 그림자를 통한 바다와 해양의 보존, 친환경 건축의 순환을 나타내는 구마겐코 설계작품이다.

▷ 포루투갈관

길게 늘어뜨려 매달린 밧줄과 재활용 어망으로 구성한 구마겐코 설계의 투명한 건축이다. 흔들리는 밧줄의 빛과 그림자를 통한 파도 효과, 해양의 보존, 친환경 건축 자재의 순환이 특징이다.

Better Co-being 주제관은 미래 공동사회를 표현하는 철제 그리드의 형이상학적 파빌리온, SANAA 설계의 가벼움 개방의 미래 공간이다.
Better Co-being 주제관은 미래 공동사회를 표현하는 철제 그리드의 형이상학적 파빌리온, SANAA 설계의 가벼움 개방의 미래 공간이다.

▷Better Co-being 주제관

'숲속 데이터 네트워크' 공존, 자원의 공유, 데이터의 공동 창조로 미래 사회를 표현하는 철제 그리드의 형이상학적 파빌리온, 벽과 천정이 없는 SANAA의 가벼움 개방의 미래 공간이다.

▷ 스위스관

여러 개의 연결된 멤브레인 팽창식 구조 구체는 엑스포 역사상 가장 가벼운 건물 중 하나이다.모듈 단위로 설치 분해하는 비눗방울 형태의 설치물로 자원 재활용 건축이다.

▷ 네덜란드관

물결 모양의 파사드와 재생 에너지를 상징하는 발광체는 물의 순환적 경제역학을 반영한다. 자재의 재사용 순환 건축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에 입력되며 엑스포 이후 해체 및 재건 폐기물 제로를 달성한다.

null 테마관의 반사 거울 구조 외피는 신경조직처럼 변동을 감지하며 주변 풍경을 변화시킨다. 관람객은 LED 스크린 아바타와 미래의 자신과 대화하는 미래 과학
null 테마관의 반사 거울 구조 외피는 신경조직처럼 변동을 감지하며 주변 풍경을 변화시킨다. 관람객은 LED 스크린 아바타와 미래의 자신과 대화하는 미래 과학 'Polishing Life'파빌리온이다.

▷ null 테마관

반사 거울 구조 외피는 신경조직처럼 변동을 감지하며 주변 풍경을 변화시킨다. 관람객은 LED 스크린 아바타와 미래의 자신과 대화하는 미래 과학 'Polishing Life'파빌리온이다.

▷엑스포 홀 (설계, 이토 토요)

도요 이토설계의 '샤이닝 햇(Shining Hat)' 은 다목적 원형 공연장이다. 금색 모자를 쓴 흰색 원통 파사드는 야간에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반영한 예술영상으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한다.

▷이탈리아관

건축 언어에 충실한 이중적 목조 파사드는 이탈리아 문화유산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르네상스 '이상적인 도시'의 현대적 해석이다. 조화롭게 공존하는 인간 자연 기술의 교감을 표현하는 건축이다.

한국관은 초대형 스크린 전면 파사드 배면에 한산모시 차양을 드리운 한국적 전위 공간이다.
한국관은 초대형 스크린 전면 파사드 배면에 한산모시 차양을 드리운 한국적 전위 공간이다.

▷한국관

'마음을 모아(With Hearts)' 주제의 건축은 곡선 악센트의 한국적 건축 주제는 초대형 스크린의 전면 파사드에 한국의 예술과 기술을 미디어로 나타낸다. 진입 전위 공간 천정에 드리운 한산모시 차양, 입면의 한복곡선으로 한국적 감성을 나타낸다.

중국관은 전통서예의 대나무 죽간에 한자를 표현으로 중국 문명의 정신과 생태학적 지혜를 표현하는 건축이다.
중국관은 전통서예의 대나무 죽간에 한자를 표현으로 중국 문명의 정신과 생태학적 지혜를 표현하는 건축이다.

▷중국관

전통서예 두루마리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나무 죽간에 한자 문장들을 내세운 인문적 형상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중국 문명의 정신, 현대 중국의 생태학적 지혜를 건축에 표현하는 큰 규모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주제로 하는 세계 161국 참가한 엑스포 파빌리온은 탄소중립, 해양생태, 목재건축, 자원순환이 주류이다. 목재 68%는 일본에서 나머지는 핀란드 스웨덴에서 공수해 온 그랜드 링은 해체하여 자원 재사용하게 된다. 거액을 투자한 엑스포, 그 랜드마크 건축은 남겨지지 않을 것일까?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