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신당 창당 막아라"… 트럼프 측 잇단 견제구

입력 2025-07-07 16:24:54

트럼프, '신당 창당'에 "터무니없는 일… 혼란 가중할 뿐"
베선트 美 재무장관 "테슬라이사회 정치활동 싫어할 것"
트럼프 측근 투자회사는 '테슬라 ETF' 출시 일정 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3D 프린팅 미니어처와 테슬라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3D 프린팅 미니어처와 테슬라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라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잇달아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견제구는 머스크의 기업 '테슬라'와 '스페이스X'로도 향한다. 트럼프의 측근들도 머스크에게 경영자로서 역할에 충실하라는 목소리를 앞다퉈 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입각해 탄탄대로에 오른 듯했던 머스크였기에 신당 창당 선언은 충격적일 수 있다. 정면충돌의 징후는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의제를 실현할 핵심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 입법에서 입장 차가 극명했다.

정부 비용 절감과 재정 효율화 기조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대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지며 완전히 결별한 것은 결과론적이긴 하나 트럼프에 맞서겠다는 신호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인 4일 'OBBBA'에 서명하며 법률로 공식화하자 머스크도 곧장 창당에 대한 찬반을 묻는 온라인 투표에 착수, 신당 창당 공식화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3월 14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당시 정부효율부 수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삿대질을 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지난 3월 14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당시 정부효율부 수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삿대질을 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머스크와 트럼프 행정부 간 갈등의 타임라인에 '신당 창당'이라는 이벤트가 불쑥 들어서자 트럼프 행정부는 직설적인 비판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부터 "제3의 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할 뿐"이라며 "그는 그게 재미있을 수 있지만, 나는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본다"고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거들었다. 베선트 장관은 6일(현지시간) CNN 과 가진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신당 창당 발표를 트럼프 행정부가 우려하고 있나"는 물음에 "그의 다양한 회사의 이사회는 그가 돌아와서 그 회사들을 운영하길 바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쳇말로 전기차 업체 테슬라, 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 휘하 기업 운영이나 잘하라는 뜻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어 "머스크의 창당 발표를 이사회가 싫어했을 것이며 (이사회는) 그가 정치 활동이 아닌 경영 활동에 집중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친(親) 트럼프 진영에서도 머스크를 향한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가 미국에서 신당을 창당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며 그를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의 '브렉시트' 보좌관이었던 라힘 카삼은 머스크가 소유한 엑스의 알고리즘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왜곡됐을 경우 이를 버리겠다고 공언했다.

불똥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도 튀었다. 로이터통신은 투자회사 '아조리아 파트너스'가 성명을 통해 이번 주에 계획돼 있던 '테슬라 콘벡시티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제임스 피시백 아조리아 파트너스 CEO는 엑스에 "(테슬라) 이사회가 곧바로 일론을 만나 정치적 야망을 명확히 설명하도록 요구해야 하며, 그가 테슬라 CEO로서 전임 의무와 양립할 수 있는지를 평가할 것을 권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