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시력검사만으로 관리 힘들어…전자기기 사용 많고 발병 연령 낮아져
황반변성·녹내장 등 자각 증상 없어…'안저검사' 5분 안에 조기 진단 가능

"눈 건강, 제대로 관리하고 있나요?"
정기적인 국가 건강검진과 종합검진을 통해 몸 속 장기의 건강 관리는 잘 하고 있지만 정작 '몸이 천냥일 때 구백냥을 차지한다'는 눈 건강을 챙기는 경우는 쉽게 찾기 힘들다.
'2024 아시아태평양 지역 눈 건강 인식 및 관리 현황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 약 4천300명 중 우리나라 응답자 약 500명의 97.4%가 눈 건강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실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비율은 22.7%에 불과했다. '불편함이 없으니 괜찮다'는 인식이 검진을 미루게 하는 주요 이유로 꼽혔다.
◆ 단순 시력검사만으로는 한계
대부분의 국민들이 2년마다 받고 있는 국가 건강검진에 시력검사가 있지만 안과 의사들은 "단순 시력검사만으로는 눈의 구조적 이상이나 실명 위험, 안질환 등을 조기 발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5월, 안과학회와 한국망막학회 등 안과 의사 단체는 국가건강검진 필수 검사 항목에 '안저검사' 도입을 제안했다. 안저검사를 통해 5분 안에 망막, 시신경 이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시력검사만으로는 발견할 수 없던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의 발견이 가능하고, 다양한 눈 관련 질환의 조지 진단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누네안과병원이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눈 종합검진을 받은 793명에게서 발견된 질환을 조사한 결과 이상소견이 없는 경우는 25%에 불과했다. 안구건조증과 망막질환이 발견된 경우가 각각 18%, 녹내장과 백내장이 발견된 경우가 각각 14%로 나타났다. 나머지 피검자들도 사시, 군날개, 다래끼, 결막염 등 다양한 눈 질환이 발견됐다.

◆ 생활습관 변화 등으로 눈 질환 빈발
류가형 대구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원장은 "특히 최근 스마트폰과 PC 사용 증가, 생활습관 변화로 인해 노인성 안질환의 발생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눈 건강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아청소년의 전자기기 사용 증가와 낮아진 학업 시작 연령대로 인해 소아 근시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 부모 중 한 명 이상 근시가 있다면 성장기 안과 정기검진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소아 근시는 고도근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고도근시는 망막박리, 녹내장의 발병률을 높인다. 2030 세대에서도 실명 위험 안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게다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같은 눈 질환은 실명 위험이 높지만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스스로 병을 인지하기 어렵다.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되어 치료 시기를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
◆ 나이대별로 받아야 하는 눈 검사는?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망막 내 모세혈관이나 세포 손상으로 인해 눈 질환 발병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안과 의사들은 40세부터 급격한 노화가 진행되고, 수정체의 탄성이 떨어져서 먼 거리나 가까운 거리의 물체에 대해 초점이 맞지 않는 '노안'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40세부터는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종합검진을 권한다.
눈 종합검진 중 나이와 상관없이 안저검사는 필수로 받는 것이 좋다. 20~30대는 기본 검사 및 안압 측정, 각막지형도, 안구돌출계 검사 등을 권장하며, 40대 이상부터는 정밀시야검사, 시신경섬유층촬영, 안구광학단층촬영 등으로 망막, 시신경을 좀 더 세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눈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정밀검사 장비를 갖추고, 망막, 녹내장 등 안질환을 종합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안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눈 종합검진에서 동공 확대 검사를 받게 될 경우 일시적으로 시야가 흐릿해질 수 있기 때문에 눈 검진을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는 자가 운전은 피하는 것이 좋다.
류가형 원장은 "눈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기관으로, 한 번 이상이 생기면 회복이 어렵다"며,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병증처럼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들은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거나 매우 약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류 원장은 "이러한 질환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한 번의 검사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되며, 꾸준히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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